광적 집착…'박사방 공익'이 앓던 아스퍼거 증후군은

입력 2020.04.02 08:15수정 2020.04.02 11:16
참된 스승의 모습을 보인게 독이될줄은..
광적 집착…'박사방 공익'이 앓던 아스퍼거 증후군은
이른바 '박사방 공익'으로 알려진 강모씨(25)의 스승을 향한 광적인 집착은 그가 앓던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News1 DB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유재규 기자 = 이른바 '박사방 공익'으로 알려진 강모씨(25)의 스승을 향한 광적 집착의 원인 중 하나는 그가 앓던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인 것으로 거론된다.

2일 강씨의 상습협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건 판결문과, 피해자인 교사 A씨의 청와대 국민청원 내용을 종합하면 그는 학창시절 자신의 고민을 들어주고 품어준 스승을 향한 상상을 초월한 집착을 보였다.

'조각낸다. 토막낸다. 죽인다. 찢는다. 도려낸다. 학살한다' 등 빨강 글씨의 협박문에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개인정보유출까지 그의 집착에는 멈춤이 없었다. 일반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수준이다.

강씨의 이 같은 범죄 행위를 한 차례 단죄한 법원은 그의 광적인 집착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아스퍼거 증후군'을 꼽았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만성 신경정신 질환으로 언어 및 사회적응 발달지연이 특징이다. 타인의 느낌을 이해하지 못하고 고집이 비정상적으로 세다. 상호 교류가 어렵고 사회적 신호에도 무감각하다.

특별히 관심 있는 것에만 강박적으로 빠져드는 경향을 보인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강씨는 지난 2015년 11월~2017년 12월 고교 1년 때 자신의 담임 교사였던 A씨에게 메시지와 편지 등을 통해 총 16차례 상습협박하고 스토킹 등 혐의로 2018년 1월 기소됐다.

이후 같은 해 3월 수원지법에서 징역 1년2월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강씨에 대한 양형을 정함에 있어서도 그의 병적 증상을 유리한 요소로 참작했다.

그러나 강씨의 집착에는 멈춤이 없었다. 이듬해인 지난해 3월 출소한 그는 A씨에 대한 범행을 지속했다. 결국 강씨는 현재 보복 협박 혐의로 재차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심지어 A씨의 어린 딸 타깃으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 살해 모의까지 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나면서 국민 공분을 사고 있다.

A씨는 강씨의 병력을 고교 1학년 담임 때부터 이미 파악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A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박사방 회원 중 여아살해 모의한 공익근무요원 신상공개를 원합니다' 청원글에서 이에 대한 짐작이 가능하다.

A씨는 "평소 사람들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잘 못하던 그 학생(강씨)은 담임인 저에게 상담을 자주 요청했었고 저는 진심어린 태도로 대화를 하고 칭찬과 격려도 해주며 여러 차례 상담을 해줬다"며 "그러나 점점 저에게 의존하며 집착하기 시작했다"고 강씨를 묘사했다.

A씨의 강씨 신상공개 청원은 2일 오전 8시 현재 45만여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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