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인턴활동을 하지도 않고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조민씨(29)가 실제로도 KIST에 3일 정도만 나왔고, 이마저도 엎드려 잠만 자며 인턴활동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는 18일 정 교수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KIST의 책임연구원 정모씨가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정씨는 2011년 이광렬 전 KIST 기술정책연구소장을 통해 조씨를 소개받아 조씨의 인턴활동을 관리·감독했던 인물이다.
검찰은 정씨에게 조씨 KIST 출입기록을 제시했다. 검찰이 제시한 출입기록에 따르면 조씨는 그해 7월12월 정식 인턴활동 시작 전에 잠깐 KIST를 방문해 약 35분 가량 머물렀다. 이후 20일부터 정식 인턴활동이 시작됐는데, 조씨의 출입기록은 20일과 21일, 그리고 22일 오전에 출입한 기록만 남아있었다.
검찰은 "(조씨가 7월22일) 이후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냐?"고 물었고 정씨는 "당연히 알았다"고 답했다. 정씨는 조씨가 출근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조씨에게 직접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도 했다.
그는 이 전 소장에게 부탁받은 학생이라 그만둔 이유를 전달하기 위해 실험실 고참 직원에게 이유를 물었는데 그 직원도 구체적인 이유를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 직원은 정씨에게 "그 학생이 좀 그렇다. 엎드려서 잠만 자더라"는 이야기를 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조씨가 이틀하고 반나절 동안 KIST에 잠깐 왔다갔을 뿐이고, 그마저도 인턴으로서 정상적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씨에 대해 특별한 기억이 있냐는 검찰 질문에 "솔직히 너무 잠깐 왔다간 학생이라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딸의 허위인턴 의혹과 관련해 "실험실에서 영어논문을 번역했다"고 주장했는데, 조씨는 이에 대해 "영어번역이 아니라 영어 논문을 읽으라고 줬다.
지난 2011년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초등학교 동창인 이 소장은 조민씨가 KIST에 단 이틀간 인턴으로 근무했음에도 정 교수의 부탁으로 3주간 근무했다는 내용의 허위증명서를 이메일로 발급해 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허위 인턴십 증명서를 발급한 책임을 물어 이광렬 소장을 보직해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