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5억이 통장에.. 깜짝 놀랐다".. 입금자 찾아보니

입력 2020.03.13 15:18수정 2020.03.13 15:51
'권오록'라는 사람..누구?
"갑자기 5억이 통장에.. 깜짝 놀랐다".. 입금자 찾아보니
[대구=뉴시스] 최동준 기자 = 10일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대책본부 앞에 의료진을 향한 응원 메시지들이 붙어 있다. 2020.03.10. photocdj@newsis.com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 "필요가 클테니 보냈다. 필요한 곳에 잘 쓰였으면 좋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경북에 한 독지가가 5억원이라는 큰 돈을 기부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권오록(86)전 서울시 은평구청장이다. 권씨는 서울시 공무원으로 34년을 일하다 1996년 은평구청장을 끝으로 정년 퇴직했다.

13일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 6일 코로나19 경북지역 모금계좌로 현금 5억원을 입금했다.

이는 경북지역 코로나19 특별성금 중 개인 최고액이다.

특히 권씨는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후 경북모금회에 연락을 하지 않은 채 모금회 계좌로 돈만 입금했다.

5억원이라는 큰 돈이 들어와 있는 것을 확인한 경북모금회는 깜짝 놀라 서둘러 기부자 찾기에 나섰다.

경북모금회 관계자는 "계좌를 확인해 보니 5억원이라는 돈이 들어와 있어 깜짝 놀랐다"며 "우리가 오히려 기부자 찾기에 나섰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거꾸로 기부자를 찾아 보니 권오록 전 은평구청장이었다"며 "워낙 기부를 많이 하시는 분이라서 한번에 알아 볼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권씨는 보도자료 배포 등 선행을 알리고 싶어하는 경북모금회의 요청을 단호히 거절했다.

경북모금회 관계자는 "권씨는 자신의 선행을 알리고 싶지 않고 그냥 좋은 곳에 써 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며 "권씨의 선행을 알게 된 여러 언론사 등에서 인터뷰 요청이 빗발쳤지만 권씨는 정중하게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 "단순히 자신의 이름 석자만 알려주고 기부를 하게 된 배경이나 이유 등에 대해서는 밝히고 싶지 않다고 했다"며 "그냥 필요한 곳에 잘 써달라는 말만 했다"고 덧붙였다.


권씨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통해 수년간 10억원가량을 익명으로 기부해, 모금회 사람들에게는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리기도 했다.

몇 해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권씨는 "공직 생활을 하며 형편이 어려운 시민들을 많이 만났던 것이 기부를 결심하게 된 이유이다"며 "내가 땀을 흘려 번 돈이라면 기부를 망설였을 텐데 운이 좋아 생긴 돈인 만큼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순리(順理)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뉴시스는 경북모금회를 통해 권씨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권씨는 "인터뷰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자신의 뜻을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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