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대구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수가 두자릿수에 접어들었다. 멈출 줄 모르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이번 사태의 발단 역할을 한 신천지예수교(신천지)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대구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전날 0시 대비 92명 증가한 5663명이다. 한때 1일 신규 확진자수만 700여명을 넘어서던 대구지역의 신규 확진자수가 100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1일 이후 18일 만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전국적으로도 안정되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수는 7513명으로 전날 대비 131명 늘었다. 전국 단위로 100명대의 증가세를 보인 것 역시 14일 만의 일이다.
코로나19가 주춤하자, 사람들의 관심은 코로나19 전국 확산에 전초 역할을 한 신천지에 쏠린다. 신천지 교인인 31번째 확진자가 대구신천지교회 예배에 참석하면서 신천지 확산에 역할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8일 기준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중 70% 이상이 신천지 교인이다. 코로나19 검사에서도 신천지 교인의 양성률은 43%에 달했다. 신천지 역시 이같은 사실을 인정한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은 지난달 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신천지로 인해)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며 국민에 사죄했다.
각 지자체와 정부는 신천지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서울시다. 서울시는 오는 13일 신천지 법인 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회를 연다.
서울시는 신천지가 시설과 신도 현황을 고의로 누락하거나 허위로 제출한 것으로 보고 법인 허가 취소 절차를 밟는 중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신천지가 소유한 부동산 30건에 대한 지방세 세무조사에도 착수했다. 서울시는 향후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 등에 낭비된 행정비용과 방역비, 이로 인한 확진자 진단 치료비 등에 대해서도 구상권 등을 행사할 방침이다.
신천지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구시도 역시 차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신천지를 상대로 한 구상권 청구 등에 대한 질문에 "결과적으로 시민들에게 물적, 정신적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격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신천지에 명백한 고의가 있다고 밝혀질 경우,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천지를 상대로 한 고소고발도 잇따르고 있다. 대구시는 교인 명단을 누락해 제출한 혐의로 지난달 말 대구신천지교회 책임자를 고발했고, 서울시는 이달 1일 이만희 총회장을 포함해 신천지 지도부를 살인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현재 수사도 진행 중이다. 수원지검은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횡령·배임 등 혐의로 이만희 총회장을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도 국민들의 여론은 '신천지 해체'로 모인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전국 18세 이상 성인 507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77.7%가 신천지 사단법인 설립 허가 취소에 찬성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신천지 해체를 청원하는 글은 청원글이 올라온 지 6일만에 100만명의 동의를 받았고, 청와대 국민청원란에만 수백여개가 넘는 신천지 해체 관련 청원글이 올라와 있다.
그러나 신천지 해체는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한편 신천지는 '신천지 해체설'이 불거지자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가 법인을 취소한다고 해서 신천지가 해체되는 것은 아니며 해체될 수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