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지기 위한 생활치료센터 마련과 120억원 기부를 두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10일 신천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지원하는 방안의 하나로120억원을 기부한다고 밝혔지만 이를 책임지고 집행해 줄 기부처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생활치료시설 마련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신천지는 지난 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처음 120억원의 기부금을 전달했으나 반환이 결정됐고, 이어 6일과 9일 전국재해구호협회와 대한적십자사에도 기부 의사를 전달했으나 해당 기관 측에서 '국민 정서' 등을 이유로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권남궤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단상담소 소장은 이에 대해 "단체 입장에서도 신천지가 법적인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부금을 받는 것은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천지 측 관계자는 "120억원 기부금은 기부할 곳을 계속 찾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며 "현재는 사무실을 폐쇄해 회의도 못하고 있어 담당 부서에서 확인해보고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재난대책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제안한 생활치료시설 마련에도 신천지는 쉽게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이 위원장은 "신천지는 소유시설을 신천지 소속 무증상, 경증환자들의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고, 그 운영을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이 위원장의 강력한 요구에 신천지 측은 생활치료센터로 선정할만한 건물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신천지 관계자는 "건물에 환자들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각 방에 화장실이 있어야 하나 그렇지 않은 건물들이 많다"며 "저희가 기도원이나 연수원 같은 시설이 없기 때문에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신천지가 기부금 전달과 생활치료시설 마련에 어려움을 겪자 차라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나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방안을 찾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천지 관련 상담소에서 근무하는 상담사 A씨는 "아무리 지금 상태에서는 뭐를 내놓아도 국민들한테 진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이 사태가 끝나고 나서 제대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A씨는 "신천지는 예배도 바닥에 앉아서 드리기 때문에 실제 환자들을 격리할만한 시설이 없는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래도 마음만 먹으면 유스호스텔이라도 빌려서 마련할 수 있지 않겠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