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시골 간이역보다 못한 이용객 수

입력 2020.03.09 13:18수정 2020.03.09 13:58
한일 노선 끊긴 첫날 김포공항 가보니
김포공항, 시골 간이역보다 못한 이용객 수
9일 오전 10시께 찾은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의 출국장 앞이 썰렁하다. 사진=김서원 기자

김포공항, 시골 간이역보다 못한 이용객 수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청사 내 대한항공 탑승 수속대가 텅 비어 있다. 사진=김서원 기자
[파이낸셜뉴스]9일 오전 10시께 찾은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청사는 텅 비어 있었다. 공항을 오가는 승객 한명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날 자정부터 한일 양국이 사실상 입국을 제한하면서 일본·중국 노선만을 운항하는 김포공항 국제선까지 셧다운된 것이다. 평소라면 한창 손님으로 북적였을 청사 4층 식당가 문에는 '항공편수 감소로 매장 운영시간을 조정한다'는 공지문만이 붙어 적막감이 감돌았다. 중국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몇몇 승객만이 빈 의자에 앉아 대기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이전 김포~도쿄, 김포~오사카 노선을 오가는 항공편은 주간 392편 중 252편, 무려 64%에 달했다. 항공사들이 일본행 노선 비행기를 전면 철수하자 김포공항 이용객 수가 급감한 것이다. 이날 김포공항에서 뜨는 비행기는 중국 상하이 홍차오공항을 향하는 단 2편뿐이었다. 입·출국자 모두 합해 274명의 승객들만이 2편의 비행기를 통해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김포공항을 통해 이·착륙하는 비행기 26편을 타고 오간 승객 2092명 대비 10분의1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청사 내 상주 직원들도 한산한 공항 풍경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제선청사 미화를 4년째 담당하고 있는 박씨(59)는 "코로나19로 승객이 줄고는 있었지만 오늘은 아예 전멸된 것 같다"며 "명색이 공항인데 시골 간이역보다도 못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김포공항, 시골 간이역보다 못한 이용객 수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출국장 모니터에 일본행 비행기의 결항 정보가 표시돼 있다. 사진=김서원 기자
한일 하늘길이 끊기자 덩달아 청사 내 카페, 식당, 약국, 수하물 서비스 창구 등 상업시설도 마비 상태에 빠졌다. 2층 수하물 서비스 창구를 35년째 운영하고 있는 이효숙씨(61)는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공항 셧다운 직격탄을 맞았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지난 8일 동안 120만원도 못 벌었다"면서 "알바생에게 최저임금 일당을 겨우 맞춰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공항공사에선 아무런 대책 없이 이번주까지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한다"며 "오늘 아침에도 평상시처럼 출근하고 나서야 공사 측에서 승객이 없으니 내일부턴 비행 스케줄에 맞춰 출퇴근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달 임대료를 낼 생각에 막막하다"며 "특단의 감면 조치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청사 3층에 있는 약국에서도 약을 찾는 손님 대신 이날부터 1인당 2장씩 판매하는 공적 마스크를 문의하는 손님만 근근이 볼 수 있었다. 상하이행 비행기를 타러 온 중국 교민 이상권씨(55)는 "사업차 한국을 자주 들리는데 설 쇠러 입국했다가 이제서야 들어가는 길"이라면서 "증상이 없어도 중국에서 격리 조치될텐데 아무래도 공항 내 시설을 이용하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김포공항, 시골 간이역보다 못한 이용객 수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4층 식당에 '항공편수 감소로 운영시간을 변경한다'는 메모가 붙은 채 문이 굳게 잠겨 있다. 사진=김서원 기자

김포공항, 시골 간이역보다 못한 이용객 수
9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2층 수하물 서비스 창구 사장이 지난 8일간 매출을 보여주고 있다. 승객 급감으로 하루 평균 10만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김서원 기자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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