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과 마치면 기진맥진..국민들 응원에 버틴다"

입력 2020.03.07 09:55수정 2020.03.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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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 마치면 기진맥진..국민들 응원에 버틴다"
2월28일부터 광주시의사회의 달빛의료지원단장으로 대구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정성 광주 남구의사회장© 뉴스1


"하루 일과 마치면 기진맥진..국민들 응원에 버틴다"
대구 의료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정성 광주 남구의사회장. 잠시 휴식 시간에 방호복을 벗은 그의 뒷모습이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다.© 뉴스1

(광주=뉴스1) 박진규 기자 = "고3 아들과 중3 딸이 먼저 물어보더라고요. 아빠는 대구에 봉사활동 안 가느냐고?"

서정성 광주 남구 의사회장은 간호사 2명과 행정직원 1명, 사회복지사 1명 등 5명으로 구성된 의료지원단을 꾸려 지난달 28일 대구를 찾았다.

광주시의사회가 대구에 파견한 달빛의료지원단 단장을 맡아 코로나19 전담 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일주일 넘게 환자 치료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일과 중에는 전화할 틈도 없어 6일 오후 늦게서야 서 회장과 연락이 닿았다. 평소 밝고 경쾌한 모습과 달리 목소리가 갈리지고 착 가라앉아 있었다. 전화로 듣는 그의 목소리에서도 피곤한 기색이 전달되는 듯 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구와 경북지역은 의료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며 "의료인의 한사람으로서 상황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대구에 도착 이후 간단한 현지상황 설명과 담당업무를 소개받고 다음날부터 바로 현장에 투입됐다.

그는 오전 8시부터 동산의료원 선별진료소에 나와 코로나19 의심환자들의 진료와 검체를 체취하고 오후에는 입원중인 환자들의 상태를 살핀다.

아침과 점심을 모두 도시락으로 때우고 저녁에야 인근 식당에서 차분히 식사를 한다.

서 회장은 "처음 왔을 때만 해도 환자들은 몰려드는 반면 진료는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어수선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정돈된 모습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생활치료센터를 만들어 경증 환자를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확진환자들이 대기중"이라며 "계속 환자는 늘어가는데 병상은 부족하니 애가 탄다"고 걱정했다.

현장에서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방호복을 입고 일을 하다보니 숨을 쉬기 힘들고 땀에 흥건히 젖기가 다반사다. 움직임도 둔해져 몇 배 힘들다"며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면 기진맥진할 정도"라고 말했다.

언제쯤 광주로 복귀할 거냐는 물음에 "처음에는 며칠 정도 머물면 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이제는 언제 돌아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어느 정도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줄어들고 상황이 안정되면 돌아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국에서 국민들이 보내주는 물품과 음식 등의 지원이 힘이 된다고 감사의 마음을 알렸다.

서 회장은 "전남에서 매일 도시락 300개씩 보내주는 등 각 지역에서 다양한 물품들이 답지한다"며 "이곳 의료진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국민들의 응원에 서로를 격려한다"고 전했다.

건강수칙을 당부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마스크 착용도 중요하지만 눈, 코, 입을 안 만지는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며 "씻지 않은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는 습관을 기르면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지역에서 의료봉사 달인으로 불린다.


2014년에는 (사)아시아희망나무를 통해 캄보디아 광주진료소를 열었다. 캄보디아 광주진료소는 의료봉사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의 나눔과 연대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광주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생긴 수익을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운영 등 봉사활동에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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