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민주 비례 불출마 하면.."

입력 2020.03.06 05:52수정 2020.03.06 09:57
이게 합당한 요구일까요 무리한 요구일까요
정의당 "민주 비례 불출마 하면.."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윤소하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의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규탄하고 있다. 2020.3.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정의당 "민주 비례 불출마 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논의를 위해 여야 정당대표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성엽 민생당 공동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청와대 제공) 2020.2.28/뉴스1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진보개혁진영의 비례대표용 통합정당(비례통합당)에 부정적인 정의당이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양보를 전제로 '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치개혁연합 등에서 시도하는 비례통합당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입장이지만 지역구 선거연대를 고리로 진보진영이 통합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정의당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정의당 안에서 최재성 민주당 의원이 제안한 '민주당의 비례 불출마' 조건이 유일하게 고려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 의원은 민주당이 비례대표후보를 내지 말자고 공개 제안한 바 있다. 민주당 몫의 정당 지지표를 진보개혁세력에 몰아 주면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독식'을 견제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민주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으면 정의당의 의석수가 많아지는 효과가 있다. 정의당은 민주당이 만약 비례 불출마라는 당론을 정한다면 미래한국당을 견제하기 위한 선거 연대 논의에 합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의당 핵심 관계자는 "정치개혁연합의 경우 이미 민중당 등 대다수의 입장이 '합류 불가'이고 이는 정리되는 수순이라 봐야 한다"며 "다만 민주당이 비례 불출마 입장을 정하면 지역구 연대 또는 진보 개혁 관점에서 전략적 분할 투표가 가능하다. 이 경우 진보 연합을 위한 논의의 길이 열리는 것이라 보면 된다"고 했다.

정의당은 지난주 모처에서 긴급 시도당회의를 열고 '비례민주당' 등 선거국면의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민주당 내에서 제기된 비례연합당 시나리오 등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쏟아진 걸로 전해진다.

문제는 정의당의 당론이 '어떠한 경우에라도 비례정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데 있다. 지역구에서는 진보개혁후보 단일화 논의가 가능하지만 비례연합당을 통한 비례후보 연합공천은 반대라는 뜻이다.

다만 민주당의 비례대표 양보를 고리로 총선 전략을 함께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화의 여지는 열려 있다.


김종대 수석대변인이 지난 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례정당을 두고 '민주당이 기득권을 버리면 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발언했다가 정정했으나 정의당 내부의 기류 변화가 표출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원외 소수정당 관계자는 "김 수석대변인이 참여계 인사로 분류되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접점이 있다는 점을 볼 때 당내 소수의견이 표출됐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도 지난달 23일 KBS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전제하며 "정의당과 범진보 연합 비례정당이 45%의 지지를 받으면 미래통합당 비례정당보다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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