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이마트가 스타필드 예정지였던 서울 마곡지구 땅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자를 선정했다. 매각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면 지난해 확보한 1조원에 이어 수천억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를 위한 '실탄'에 여유가 생기는 만큼 온·오프라인 체질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2013년 2430억원에 매입, 매각 가격 8000억원대 전망
5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메리츠종금증권 컨소시엄은 이마트가 보유한 서울 마곡지구 CP4구역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마트는 2013년 SH(서울주택도시공사)로부터 2430억원을 주고 CP4구역을 매입했다. 당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스타필드 마곡이 조성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이후 유통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이마트 예상과 달리 온라인 공세가 거셌다. 이커머스로 소비자가 몰리면서 오프라인 매장 필요성은 떨어졌다. 이마트가 스타필드 개발 사업에서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로 방향을 선회한 이유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스타필드와 같은 대규모 유통 시설은 사업성을 확보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인근 마곡 연구단지와 아파트 배후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CP4구역 매각금액은 약 8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과정에서 다수의 업체가 관심을 보이면서 기준점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태영건설 컨소시엄이 시장가를 훨씬 웃도는 높은 금액을 써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최종 계약금액은 80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마트, 지난해 1조원 이어 추가 유동성 확보
최근 이마트 행보는 현금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자가점포 매장을 정리하고 임차를 택하는 세일 앤 리스백으로 약 1조원의 자산 유동화를 마무리했다. 그 결과 지난해 이마트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2648억원으로 전년(2837억원)보다 약 1조원 늘었다.
이번 매각까지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면 추가적인 현금 확보가 가능하다. 이마트가 매각으로 얻는 단순 시세차익은 5000억원 이상이다. 지금까지 부담한 금융 비용과 세금을 제외하더라도 상당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이마트는 확보한 현금으로 적극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올초 8500억원의 투자 방침을 공개했다. 이중 약 30% 규모인 2600억원을 기존 점포 리뉴얼과 유지보수·시스템 개선에 쓰기로 했다.
이마트는 외형 확대 대신 내실 다지기를 시작했다. 지난해 만물 잡화점 삐에로쑈핑을 접기로 하는 등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전문점을 정리했다. 이마트 국내 점포 수는 2017년 159개를 정점으로 지난해 158개로 큰 변동이 없다.
업계에선 이마트의 온라인 강화를 위한 투자도 단행될 것으로 본다. 대표적으로 신규 물류센터 사업이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우선협상 단계로 금액 조정 가능성은 남아 있다"며 "1조원에 이어 추가로 유동성을 확보한 만큼 체질 개선에 필요한 체력을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