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전역에 퍼지며 감염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된 의료진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3일 환구시보(環球時報)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 지정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을 아파트 단지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거나 의료진을 부모로 둔 친구와는 어울리지 말라고 하는 등 의료진 혐오가 주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중국 후난(湖南)성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선 주민들이 단지 앞에 "의료진 출입금지"를 붙여 놓고 인근 병원에서 일하고 돌아온 간호사를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서는 일도 발생했다.
해당 간호사의 신고로 경찰과 시 관계자가 출동해 4시간 동안 주민들을 설득했지만 그는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인근 숙박 시설에서 머무르고 있다.
주민들은 "의료진이 들어오는 순간 아파트 주민 모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들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이를 콕 집어 "쟤는 부모가 병원에서 일하니 같이 놀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 의료진들은 "목숨을 걸고 일하는데 나와 내 가족을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 거냐"며 분개하고 있다.
의료진 혐오가 확산되자 중국질병예방관리센터 관계자는 "의료진은 출퇴근 시 항상 소독을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전파시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의료진을 아파트 단지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건 과학적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법적 증거도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