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봉준호 감독 칭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을 향해 "참 얼굴 두껍다"며 혀를 찼다.
진 전 교수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의 보수, 절망적이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렇게 말한 이유로 "(보수정권시절) 봉준호 감독은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CJ 이미경 부회장은 자리에서 끌어내려 미국으로 망명 보냈던 분들이 이제 와서 봉준호 감독의 쾌거에 숟가락 올려놓으려 하다니"라는 점을 들었다.
압박을 가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칭찬에 열을 올리는 모습에 "(한국당) 얼굴도 참 두껍다"고 지적한 그는 "그 방식(봉준호 감독 축하)이 생가복원. 정확히 박정희 우상화하던 방식으로 이 소식이 외신으로 나가면 문화강국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겠죠"라며 축하도 제대로 똑바로 할 것을 주문했다.
그 자신 블랙리스트에 오른 대표적 인물이었던 진 전 교수는 "블랙리스트, 그거 솔직히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것이었다"며 "‘좌파’ 스피커들 입 막겠다고 한 짓일 텐데 어차피 좌파 중에서 이름이 알려진 이들은 이미 시장에서 혼자 먹고 사는 사람들로 작업하려고 굳이 정부에 손 벌릴 일이 없는 사람들이었다"고 보수정권이 쓸데없는 짓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그 짓을 왜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높은 분들이 시키니까 공무원들이 대충 떠오르는 대로 죄목을 적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로 인해) 오히려 좌파들에게 훈장만 준 셈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난) 솔직히 블랙리스트로 거의 피해본 게 없는데 '블랙리스트 3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며 "별로 희생한 것도 없이 이런 영예를 누려도 되나,미안해서 반납하려고 해도 이게 반납할 수 있는 훈장도 아니다"라며 한국당을 다시 한번 심하게 비틀었다.
진 전 교수는 봉준호 감독과 함께 이명박 정부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강의 취소 등의 피해를 입었다.
봉준호 감독은 좌파성향으로 분류됐으며 이미경 부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을 다룬 영화 '변호인'을 만들었다가 보수정권의 미움을 샀다. 이로 인해 이 부회장은 '국제시장' 등 보수정권 입맛에 맞는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