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북한을 협력 대상으로 생각하는 학생은 줄어든 반면, 경계 대상이라고 여기는 학생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란 단어에 '전쟁'이나 '독재'를 떠올리는 청소년 비율도 소폭 증가했다. 북미 관계 경색에 따른 남북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통일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9년 학교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21일부터 11월29일까지 전국 598개 초·중·고 학생 6만6042명과 교사 3817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전년도와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북한(정권)에 대한 생각'이었다. '북한이 우리에게 어떤 대상인가'라는 질문에 '협력 대상'이라고 답한 초중고생은 43.8%였다. 2017년 41.3%에 비해서는 2.5%p 늘었지만 2018년 50.9%보다는 7.1%p 하락했다.
대신 '경계 대상'이라고 답한 학생은 2018년 28.2%에서 2019년 35.8%로 7.6%p 증가했다. '경계 대상'은 2018년 조사에서 새로 생긴 보기다. '도와줘야 할 대상'을 고른 학생은 12.1%에서 8.2%로 3.9%p 감소한 반면 '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2%에서 8.1%로 2.9%p 늘었다.
'북한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느냐'는 질문에 '전쟁·군사'라고 응답한 학생이 2018년 29.7%에서 31.8%로 증가했다. '독재·인물'이라고 응답한 학생도 26.7%에서 27.0%로 약간 늘었다. 거꾸로 '한민족·통일'이란 응답은 24.9%에서 21.8%로 3.1%p 줄었다.
2017년과 비교해 '독재·인물'(49.3%)이란 응답은 줄고 '한민족·통일'(8.6%)은 늘었지만 2018년보다는 긍정 이미지가 감소하고 부정 이미지가 증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경색된 북미 관계가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학생들의 인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통일 시기에 대한 기대감도 늦춰졌다. 2018년에는 '5~10년'이란 응답이 31.3%로 가장 많았지만 2019년에는 '10~20년 이내'란 응답이 29.3%로 가장 많았다. '5~10년 이내'를 고른 학생은 2018년 31.3%에서 9.1%p 감소한 데 비해 '20년 이후'라고 응답한 학생은 14.2%에서 21.2%로 7.0%p 늘었다. '5년 이내'라고 응답한 학생은 2018년 16.4%였는데 2019년에는 8.6%로 감소했다.
통일에 대해 '평화·화합' 이미지와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라는 이유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통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평화·화합'을 고른 학생이 2017년 32.0%, 2018년 33.9%, 2019년 34.0%로 계속 증가했다.
'통일이 필요한 이유'로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라고 응답한 학생이 29.1%로 가장 많았다. '같은 민족'을 고른 학생은 2017년 14.7%에서 2018년 21.6%로 계속 늘고 있다. 반면 '전쟁위협 등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라고 응답한 학생은 2017년 31.6%에서 2018년 24.6%, 2019년 21.4%로 줄었다. 다만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 비율은 55.5%로 2018년 63.0%보다 7.5%p 하락했다. 2017년 62.2%에 비해서도 6.7%p 떨어졌다.
학생들이 북한이나 통일 관련 정보를 얻는 주요 경로는 '인터넷이나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40.9%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학교수업 28.6%, TV·라디오 14.0%, 교과서·참고서적 7.4% 순으로 조사됐다.
교사들은 통일교육 활성호를 위해 필요한 과제로 Δ다양한 체험 활동 제공(50.4%) Δ통일교육 자료 보급(48.4%) Δ교사의 전문성 향상(28.0%) Δ학생·학부모 인식 개선(21.8%) Δ통일교육 시간 확보(21.4%) 순으로 응답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접경지와 비무장지대(DMZ) 등과 같은 평화·통일 현장에서 이뤄지는 체험 교육을 확대하고, 학생 눈높이에 맞는 교육자료를 지속적으로 개발 보급하는 등 평화·통일에 대한 학생들의 공감대를 확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