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수상에 발끈한 美 기자 "미국 말 못하면 오스카상 주지마"

입력 2020.02.11 09:22수정 2020.02.11 10:10
'기생충' 영화나 보고 말해라
봉준호 수상에 발끈한 美 기자 "미국 말 못하면 오스카상 주지마"
존 밀러 기자 트위터 갈무리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가장 중요한 작품상을 비롯해 아카데미 4관왕이 된 데 대해 미국 내 인종주의자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BI)가 10일 보도했다. '영어로 된 영화가 아니다' '계급 갈등을 부추긴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보수 성향의 뉴스사이트 블레이즈TV의 존 밀러 기자는 봉 감독이 각본상을 받은 후 한 소감이 끝난 직후 "이 사람들이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는 트윗을 올렸다. 봉 감독을 비롯해 기생충 팀이 영어가 아닌 한국어를 사용해 소감을 말했기 때문이다. 그의 이같은 트윗은 미국말을 못하면 오스카상을 주면 안된다는 뉘앙스로 들린다.

하지만 그는 몇시간 후 다시 변명이 담긴 트윗을 올려 발언의 수위를 조금 낮췄다. "'이 사람들'은 분명히 한국인이 아니라 할리우드에 있는 이들을 지칭한다"고 한 것이다. 오스카상은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의 8000여명 회원들이 선정하는데 이들이 미국을 파괴했다는 의미로 썼다는 설명이다.

밀러 기자는 이들이 "이 상을 더 받을 가치가 있는 다른 두 영화를 제쳐두고 계급 전쟁을 부추기는 한 외국 영화에 상을 주었다"고 비판했다.

기생충이 영어 영화가 아니라는 점에 일찍부터 불만을 표시한 이도 있었다.
아카데미 회원으로서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한 여성은 지난주 연예 매체인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기생충은 아름다운 영화"라고 했다.

하지만 이어 "외국 영화는 정규(regular) 영화와 함께 노미네이트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BI는 "'정규'가 '영어로 된 영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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