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예전 한국인도 박쥐 먹었다. 중국과 다르지 않아"

입력 2020.01.29 11:14수정 2020.01.29 11:16
황교익 "한국 방송사, 박쥐 요리 가끔 다뤄.. 시청률 대박 치기도"
황교익 "예전 한국인도 박쥐 먹었다. 중국과 다르지 않아"
지난 22일 일산 한 카페에서 황교익 작가가 취재진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혜진 기자]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원인으로 지목된 박쥐 취식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황교익씨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획으로 박쥐 멸종위기’ 제호의 기사를 공유했다. 해당 기사는 1979년 경향신문의 기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 박쥐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지자 박쥐를 식용하는 중국인에 대해 혐오의 말을 입에 올리는 이들이 있다”라며 “한국인도 예전에는 지금의 중국인과 다르지 않았다. 박쥐를 먹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물론 일상식은 아니었다. 몸에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먹었다. 2010년대 중국인의 음식 관습이 1970년대 한국인 수준이라 해석하면 큰 무리가 없다”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황씨는 박쥐 요리가 과거에만 국한된 소재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황교익 "예전 한국인도 박쥐 먹었다. 중국과 다르지 않아"
'우한 박쥐 먹는 장면'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동영상 <유튜브 화면 캡처> /사진=뉴스1

그는 “'박쥐 요리'는 한국 방송사들이 가끔 다루는 소재이기도 하다. 박쥐를 먹는 지역에 가서 이를 요리하고 먹는 장면을 찍어서 안방에 내보낸다”라며 “박쥐 요리 먹방은 자극적이라 시청자의 이목을 끌기에 더없이 좋다. 실제로 박쥐 요리 먹방으로 시청률 대박을 친 경우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먹방은 출연자가 무조건 맛있다고 해야 시청률이 나오니 박쥐 요리도 맛있는 음식으로 포장되었다”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황씨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중국의 박쥐 요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시대에 따라 인간의 먹을거리가 바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건으로 적어도 중국에서는 박쥐 요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그럼에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잠해지면, 예전에도 그랬듯이, 한국의 방송사는 오직 시청률을 위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어느 오지에서 ‘맛있는 박쥐 요리’ 먹방을 찍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총 5974명이며 사망자는 13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진자를 넘어선 수치다. 사스 당시 중국 본토에서는 5300여명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336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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