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가 내달 초 센터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0일 이 교수는 한 언론매체를 통해 오는 2월3일 센터장직에서 물러나 평교수로 재직하면서 외상센터에 대한 어떤 운영도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의 센터장 임기는 1여년 남았다.
현 시점에서 센터장 사퇴 결심에 결정적인 계기에는 외상센터를 바라보는 아주대병원의 시선과 최근 일파만파 확산된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과의 불화 논란인 것으로 좁혀진다.
이 교수는 그동안 세금 300억원 넘게 들여 지은 외상센터에 연간 운영비로 60억원을 보조하고 있어 지원을 해주지 않는 것은 물론, 병실문제에 대한 아주대병원의 비협적인 태도를 지적해 왔다.
이 교수는 지난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 당시 석해균 선장과 2017년 북한 귀순병사 오청성을 살려낸 장본인이다.
외상센터와 이 교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 교수를 언급하면서 외상센터를 따로 얘기할 수 없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이 교수가 센터장직을 떠나 평교수로 남겠다는 의사를 밝힘으로 향후 외상센터 위상에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센터장 후임자로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과장 겸 부교수인 정경원 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교수가 아끼는 제자를 센터장으로 임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은 현실인 만큼 병원 측에서 센터장을 직접 임명하지 않을까라는 일각의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 교수의 센터장직 사퇴 발언에 대해 병원 측 관계자는 "이 교수가 센터장직을 내려 놓겠다는 입장은 병원과 관계없이 언론사와 접촉해 밝힌 것이기 때문에 확인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교수의 각종 언론보도에 대해 병원 측의 공식입장은 없다"면서 "이 교수의 입장에 일일이 대응해 논란을 가중시키기 보다는 현재로써 상황을 관망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교수는 지난 2016년 6월 외상센터 출범과 함께 센터장직을 3년7개월여 역임했다.
유 원장의 욕설 파문 사건은 지난 13일 이 교수를 겨냥한 유 원장의 '욕설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발단이 됐다. 해당 녹취록은 4~5년 전의 것으로 확인됐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 말이야. 나랑 한판 붙을래 너"라며 상기된 목소리였고 이를 이 교수가 "아닙니다, 그런 거"라고 대답하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