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콧구멍 밖으로 삐져나온 한 가닥 코털은 나쁜 첫인상을 준다. 한껏 멋을 부리고 나간 맞선 자리에서 코털 때문에 쓸쓸한 결과를 맞이했다는 남성들의 웃지 못할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주기적으로 자라는 코털을 없애는 건 상당히 귀찮은 일이다. 큰 고민 없이 콧구멍에 손을 집어넣어 코털을 뽑아낸다면 의학적으로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더러운 손으로 코털을 계속 뽑으면 코에 염증이 생기고 상처가 난다. 이 상처에 세균이 들어가면 심각한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이 염증 물질은 코 주변을 헐게 만들고 드물지만 뇌까지 옮겨가 뇌막염 도는 패혈증이 발병할 수도 있다.
인간 코는 비강과 부비동 두 공간으로 구분돼 있다. 비강은 콧구멍부터 뒤편의 비인두로 이어지는 공간이다. 부비동은 비강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뼛속에 공기가 차 있는 동굴을 일컫는 부위다.
코털은 사람이 숨 쉴 때마다 코로 들어오는 각종 먼지와 세균, 바이러스 등을 걸러낸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코털을 뽑다 보면 콧속 모공에 상처가 날 수밖에 없다. 이 모공이 계속해서 자극을 받으면 그 주변이 부어오르고 염증이 생긴다. 또 머리에 위치해 있고 여러 개 혈관이 지나가는 해면정맥동에 혈전정맥염(Thrombophlebitis)이 발생해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혈전정맥염은 정맥에 염증이 생겨 혈전(피떡)을 만들고 혈관을 막는 질병이다. 이 질병은 주로 다리 쪽 혈관에 발생하는 특성을 보인다.
코털은 40대 이후부터 급격히 자란다. 나이가 들수록 모발은 가늘어지는 반면 코털이나 눈썹, 체모는 점점 굵어지고 길어진다. 호르몬의 변화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멋진 이미지 관리를 위해 무리하게 코털을 손이나 족집게로 뽑아내기보다는 전용 가위나 자동용 제거기를 사용하는 게 좋다.
코털을 너무 짧게 자르면 병원체를 막는 콧속 필터 기능이 약해진다. 이로 인해 감기에 쉽게 걸리거나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