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박중재 기자 = '광주의 딸'로 불렸던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광주 광산구을)이 '광주 정서'와는 다른 정치적 행보를 보이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에서 첫 여성 재선의원에 당선될 정도로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았지만 21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 민심과는 다소 괴리가 있는 선택을 하면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권 의원은 신년 초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당별로 모두 참석했던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와 광주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신년인사회에 유일하게 불참했다.
지역구인 광주 행사 대신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한 유승민 의원 측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5일 열린 새로운보수당 창당대회에도 모습을 드러내는 등 '박근혜 탄핵' 이후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인사들과 정치적 동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광주지역 야당 국회의원(8명 중 7명)들이 더불어민주당과의 총선 혈투를 앞두고 민주당으로 쏠리고 있는 지역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제3지대 창당' 등에 나선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지난해 연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과정에서도 권 의원은 광주 민심과는 다른 '소신'을 보여줬다.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협의체 단일안에 반대하며 수정안인 일명 '권은희안'을 발의했고, 선거법 개정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피력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호남에서는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총선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호남 정치인'으로는 보기 힘든 행보라는 게 지역정치권의 일반적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권 의원이 안 전 대표의 정계 복귀와 함께 광주에서 어떤 정치적 역할을 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광주 국회의원들이 총선 생존을 위해 지역민심 얻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에 비해 권 의원은 자신의 분명한 소신에 따른 정치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며 "총선에서 지역구 여론이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 관심이다"고 말했다.
한편 권은희 의원은 2013년 4월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당시 18대 대선에서 경찰 수뇌부의 국정원 댓글 외압사건을 폭로, 지지자들은 광주가 고향인 그에게 '광주의 딸'이라는 애칭을 선물했다.
이후 2014년 7·30 재보선에서 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을 받아 광주 광산을에서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해 이용섭 민주당 후보(현 광주시장)를 누르며 광주에서는 처음으로 재선 여성 국회의원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