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복귀에도 반응없는 민주당, 이야기 들어보니

입력 2020.01.03 14:43수정 2020.01.03 15:39
일희일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안철수 복귀에도 반응없는 민주당, 이야기 들어보니
안철수 전 의원이 2일 1년여간의 해외 체류 생활을 마무리하고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사진은 안 전 대표가 2018년 12월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정계은퇴 기자간담회를 마친 후 차에 타고 있는 모습.(뉴스1 DB)2020.1.2/뉴스1

(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 =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전 의원이 정계복귀를 선언하고 보수진영 정계개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안 전 의원과 보수진영이 아직까지 명확한 총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이들 움직임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 수도 있는 만큼 일희일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응이다.

정청래 전 의원은 전날(2일) 안 전 의원이 복귀를 선언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라는 글을 통해 "(안 전 의원이) 제3지대 국민의당 같은 정당을 만들어야 하는데 사람도 없고 시간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의원은 3일 오전 YTN·BBS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안 전 의원의 정계복귀 선언에 대해 "총선을 앞둔 복귀 시점의 의도가 뻔히 보이지만 이제 안철수의 시대는 끝났고 실패한 정치인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 절하했다.

강 의원은 지금을 복귀 시점으로 잡은 데 대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되니, 다시 한 번 '국민의당 바람'처럼 비례의석수를 확보하면 본인이 정계에 화려하게 재복귀할 수 있겠다는 기대심리에서 시점으로 잡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분석했다.

당내 분위기 또한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안 전 의원이 1년 4개월 만에 정계복귀를 선언했음에도,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안 전 의원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 실패로 자신의 한계를 드러낸 데다 4년 전 20대 총선을 거치면서 '안철수계'가 거의 대부분 민주당을 떠난 만큼 당에 미칠 영향이 적다는 것도 이런 분위기에 한몫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그분(안 전 의원)에 대해 기대치가 그다지 높지 않아 생각보다 주목을 못 받는 것 같다"고 민주당 내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안 전 의원이) 그동안 움직였던 패턴으로 보면 제3지대를 만들 것인데, 무슨 콘셉트로 어떤 세력을 만들겠다는 건지 지금으로선 도통 감이 안 잡힌다"면서 "대선 국면이면 모르지만 총선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내다봤다.

보수 재편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강병원 의원은 "보수통합이 되려면, 국민들에게 뭔가 의미 있는 정치적인 가치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반(反) 문재인 기치 아래 '묻지마 모여'를 하는 보수통합에 대해 국민들이 얼마나 인정할까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 중진 의원은 "1월 쯤이면 이합집산을 하더라도 방향성이 제시돼야 하는데, 이번에는 자유한국당도 유승민 전 대표도 그러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안 전 의원도 마찬가지"라며 "1월인데도 이렇게 애매한 보수통합, 또는 제3지대 얘기를 하는 모습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의원은 "(그럼에도) 후보를 내는 정당들의 이합집산은 통합을 하든 분열을 하든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며 "정계개편이 어떻게 되는지를 좀 더 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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