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1) 이재춘 기자 = 익명의 나눔천사인 대구 키다리아저씨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나 이웃에 사랑을 전하고 조용히 사라졌다.
24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쯤 키다리아저씨가 모금회 사무실로 전화했다.
사무실 인근 빵집에서 직원들을 만난 키다리아저씨 부부는 봉투를 내밀며 "금액이 적어 미안하다"고 했다.
봉투에는 2300여만원짜리 수표가 들어있었다.
키다리아저씨는 "올해 가족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한 바람에 성금이 줄었다"고 했다.
모금회 관계자는 "키다리아저씨가 올해는 경기가 무척 어려워 기부가 쉽지 않았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1년간 넣은 적금과 이자를 기부한 것"이라고 전했다.
키다리아저씨는 "부친을 일찍 여의고 19세에 가장이 돼 가족을 먹여 살리다 보니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애환을 잘 알고 있다"며 "꼭 필요한 이웃에게 성금이 잘 전달됐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60대로 알려진 대구 키다리아저씨는 2012년 1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익명으로 1억원을 전달한 이후 해마다 한번도 거르지 않고 1억2000여만원씩 기부했다.
그가 8년간 기부한 금액은 9억8000여만원으로 개인으로는 대구 역대 최고 액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