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일산 백석동 ‘땅꺼짐’ 사고.. 또 왜?

입력 2019.12.22 17:12수정 2019.12.23 09:01
지반침하 현상 다시 발생.. 불안 불안 ㅠㅠ..
되풀이되는 일산 백석동 ‘땅꺼짐’ 사고.. 또 왜?
21일 오후 2시 30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중앙로 옆(알미공원 인근) 공사 현장 인근 4차선 도로가 갑자기 침하했다. 경찰은 교통을 통제하고 고양시가 긴급 복구작업과 함께 원인조사에 나섰다. (독자 제공) 2019.12.21/뉴스1 © News1 박대준 기자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지난 21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의 4차선 도로에서 또다시 지반침하(땅꺼짐) 현상이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고양시는 2017년 2월 백석동 업무시설 터파기 공사장 인근 도로에서 4차례나 지반침하와 도로균열 사고가 발생한 이후 땅속 정밀진단을 벌이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날 지반침하 현상이 다시 발생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2일 고양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2시 30분께 백석동 일산중앙로 인근 4차선 도로가 가로 20m, 세로 15m, 깊이 1m 규모의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다행히 사고 당시 차량 통행과 보행자가 많지 않아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땅꺼짐 현상이 발생한 도로 바로 옆에서는 지상 10층, 지하 5층 규모의 오피스텔 건설을 위한 터파기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사고가 나자 고양시는 백석2동 행정복지센터에 긴급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사고수습과 원인규명을 위한 대책회의를 개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고 원인을 “지하 3층 바닥콘크리트 타설 후 지하 4층 터파기 공사중 슬러리월 이음부위 누수 발생으로 인한 도로 침하”라고 밝혔다.

2017년 땅꺼짐 현상으로 교통대란을 일으켰던 업무시설 공사장과 이날 사고지점과는 불과 한 블록(500여 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으며 사고 원인도 비슷하다.

2017년 사고 원인도 지하층 터파기 공사중 지하수가 30분가량 유출되면서 발생했다.

당시 한달 사이 4차례나 도로가 크게 균열되고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고양시는 지반 보강작업 등을 벌인 뒤 4개월여 간의 정밀 안전진단을 진행해 주변 건물과 도로가 안전하다고 판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백석동 일대 시민들의 불안감과 함께 수시로 재발되는 지반침하가 ‘땅속에 근본적 문제점이 있지 않는가’라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2년 전 사고당시 고양시 관계자는 “백석동 지역은 암반층이 다른 지역에 비해 급격히 낮아 지하 23~28m에 형성돼 있다. 또한 암반 위 10m가량이 물이 많이 함유된 모래층으로 이뤄져 있다”고 밝혔다.

이런 구조 탓에 백석동 지역은 정발산을 중심으로 위치한 다른 일산지역들이 암반층이 깊지 않고 퇴적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비해 모래층에 암반도 깊어 상대적으로 터파기 공사 과정에서 건설사들이 매번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산의 A측량사무소 관계자는 "백석동에서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지하 암반층까지 타 지역에 비해 2~3배의 H빔을 더 박아야 하고 누수 방지를 위한 터파기 공법도 까다로워 공사비가 더 많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특히 일산 백석동의 경우 2000년대 들어 일산신도시에서 발생한 10여 건의 지반침하 중 지난해 열배관 파열 사고와 21일 도로침하를 포함해 7건이나 된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교수(토목공학과)는 “매년 전국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크고 작은 ‘싱크홀’ 사고의 공통점은 사고 지점 지하가 모래층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라며 “사고 예방을 위해 3차원 지질정보시스템(땅속 지도)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이상 정부에 의존하지 말고 대도시와 광역지자체가 나서 지질(지하) 전문 공무원들을 양성하고, 인허가 단계에서부터 건설사에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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