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호텔에 묵던 중 빈대에 물린 투숙객 2명이 법원 조정을 통해 모두 600만원을 손해배상금으로 받아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모씨(41)는 2017년 10월 웨딩사진 촬영을 앞두고 언니와 함께 전주에 있는 한 호텔에 2박 3일간 묵던 중 침구류에 번식하는 해충에 수십 군데나 물려 소양증 및 피부염으로 확대되는 피해를 입게 됐다.
이씨의 언니는 같은 해 1월에도 같은 방에 투숙했다가 해충에게 물려 치료를 받고 항의하기도 했다. 당시 호텔측의 자체 조사에서는 여러 마리의 빈대와 빈대알이 발견됐다.
이씨 자매가 항의하며 배상을 요구하자 호텔측은 이들의 요구가 지나치다며 오히려 200만원 이외에는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냈다.
피해를 당하고도 오히려 소송을 당하게 된 이씨 자매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공단에서는 이들 자매를 위해 손해배상청구의 반소(맞소송)를 제기했다.
소송과정에서 호텔측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전문방역업체를 통해 방역을 하고 꾸준히 청소를 했는데도 해충이 박멸되지 않은 것은 불가피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단 측은 호텔측이 침구류에 적절한 세탁 및 소독 조치를 게을리했고, 이씨 자매가 사건 이후 잠을 잘 때마다 불안감에 시달리고 가족들에게 빈대를 옮길까 정상적인 가족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시달린 점을 부각했다.
춘천지법에서 열린 재판과정에서 이씨 자매와 호텔측은 두 차례의 조정을 거쳐 이씨 자매에게 각 3백만원씩 모두 6백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조정이 성립됐다. 이씨 측을 대리한 공단 춘천지부 박성태 변호사는 “숙박업소 운영자는 고객의 안전을 위해 침구를 철저히 세탁하고 소독해 해충 피해를 방지할 의무가 있다”고 전했다.
#빈대 #호텔 #손해배상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