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필수 육아템' 등극한 韓 중소기업 상품은?

입력 2019.12.08 08:00수정 2019.12.08 15:46
세계 속의 한국이네요
싱가포르 '필수 육아템' 등극한 韓 중소기업 상품은?
김계성 큐익스프레스 이사가 3일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뉴스1(큐익스프레스 제공)


싱가포르 '필수 육아템' 등극한 韓 중소기업 상품은?
김계성 큐익스프레스 이사가 3일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뉴스1(큐익스프레스 제공)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싱가포르 물티슈 온라인 판매 1위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다. 한국만큼이나 깐깐한 싱가포르 엄마들 사이에서 육아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주인공은 플로위드의 '제주 맑은 물티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한류의 영향으로 세계,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라벨이 그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보증하는 상표가 된 셈이다.

하지만 한류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정확하면서도 적당히 저렴한 '물류'가 없었다면 이런 '중기 신화'도 탄생하지 못했다는 것이 플로위드의 고백이다. 전자상거래(E-Commerce)의 발달이 쇼핑 국경을 낮췄고 향상된 물류 기술이 한국의 생산자와 세계 곳곳의 소비자를 연결하고 있다.

지난 3일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김계성 이사를 만나 온라인 쇼핑 시장의 변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물류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직구·역직구 시장은 '무한 경쟁'…배송비 경쟁력은 필수"

"BTS 등 한류 붐을 타고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물류비로 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김 이사가 입을 열었다. 직구 전문몰 큐텐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긴 하지만 싱가포르에서는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며 온라인 쇼핑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6000만달러(약 716억원) 수준이었다.

큐텐은 G마켓 창업자 구영배 대표가 G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한 뒤 2010년 싱가포르에 넘어가 이베이와 합작해 설립한 기업이다. 국내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직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다. 대만, 말레이시아, 일본 등에서도 주요 온라인 쇼핑몰로 꼽힌다.

최근 큐텐이나 알리익스프레스 등을 이용해 직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다른 직구 전문몰과 달리 큐텐은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물류를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역직구(해외 직접 판매) 사업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배송 문제까지 한 번에 해결한 셈이다.

김 이사는 "역직구(한국발 해외향) 시장의 물동량이 월간 500만~600만 상자 정도인데 계속 성장하는 추세"라며 "최근 아마존과 이베이도 한국 브랜드 상품을 내세워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며 한국 상품의 인기를 설명했다.

그는 역직구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물류비의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가는 해외 배송비는 3000원 이상, 일본으로 가는 경우는 4000원 이상, 미주로 가는 경우는 6000원 이상으로 국내 배송비에 못지않을 만큼 저렴하다.

김 이사는 "직구·역직구 시장은 다양한 국가의 무수한 판매자가 존재하는 '무한 경쟁 시장'"이라며 "물류비가 비싸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고 전했다. 저렴한 물류비 덕분에 비싼 가전 뿐 아니라 물티슈와 같은 일용소비재도 세계 곳곳에 내다팔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글로벌 유통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여러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소비자 가격이 높아졌는데 이제는 직구로 중간 유통 거품을 걷어내고 세계의 판매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한다"고 덧붙였다.

◇"만족 가능한 품질을 적정 가격으로 제공하는 게 목표"

큐텐과 비슷한 직구 전문몰로는 알리바바의 알리익스프레스와 라자다, 쇼피 등이 있고 아마존과 쿠팡 등에서도 직구할 수 있다. 특히 알리바바는 중국의 '가성비' 상품을 무기로 세계 직구·역직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알리바바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김 이사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큐익스프레스 물류 덕분에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알리익스프레스는 저가 택배 위주로 움직이다 보니 라스트마일 단계에서 추적이 안 되는 등 서비스 품질 관리가 저희랑 비교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큐텐을 이용하는 판매자들은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물류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큐익스프레스는 한국, 싱가포르,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 말레이시아 등지에 물류센터를 두고 있다. 큐익스프레스는 싱가포르에서는 직접, 일본과 미국 등에서는 야마토·UPS 등 현지 주요 택배사와 연계해 택배 서비스를 제공한다.

큐익스프레스는 각 기업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물류 서비스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플로위드의 물티슈는 한 달에 두 번 40피트 규모 컨테이너로 선박을 이용해 싱가포르 물류센터에 가득 가져다 두고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현지에서 소비자에게 택배로 배송한다.

물티슈는 매번 한국에서 발송하기에는 상품 단가 자체가 저렴해 소비자들이 비싼 배송비를 낼 용의가 없는 물품이기 때문이다. 단가가 비싸 반품이나 재고 관리 부담이 큰 물품은 한국의 물류창고에 가져다 뒀다가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발송하고 있다.

김 이사는 "큐익스프레스는 해외 이커머스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품질을 적정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서비스 품질이 엉망이어도 무료배송으로 하겠다'는 유형은 사업 전체의 품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큐텐 판매자의 물류를 전담하기 위해 출발한 큐익스프레스는 이제 아마존 등 타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판매자들의 해외 배송으로도 사업을 확장한 상태다. 큐익스프레스가 처리하는 물량의 20%는 큐텐 이외의 쇼핑몰에서 발생한다.

그는 "동남아 시장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역직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그에 맞춰 물류 수요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아직 달궈지지 않은 동남아 시장을 미리 선점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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