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 감소한 30세男, 병원서 진단받은 충격 질병

입력 2019.11.30 05:00수정 2019.11.30 13:29
상담 받은 남성 몇 개월 뒤 극단적 선택ㅠㅠ
몸무게 감소한 30세男, 병원서 진단받은 충격 질병

(대전=뉴스1) 박한주 선병원 국제검진센터 부장 = 30세 젊은 남성이 검진을 받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소화가 잘 안 되고 식사량이 줄어 체중이 6개월 새 8㎏이나 빠졌다고 어머니가 걱정했다.

어머니를 내보내고 수검자와 면담을 하니 수검자는 신체적인 문제보다는 정신적인 문제로 식사량이 줄어 체중이 준 것 같았다.

그 환자의 어머니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필요성을 설명했으나 환자 어머니는 췌장이 걱정된다며 췌장이나 소화기관 관련 검진을 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우선 췌장 및 소화기관 관련 기본적인 검사를 진행한 후에도 이상이 없다면 꼭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봐야 한다고 얘기한 뒤 검진을 진행했다.

가벼운 위염과 식사량이 줄어 발생한 경미한 빈혈 이외에는 특이 소견이 없었다. 수검자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고한 뒤 외래를 예약해줬다.

그로부터 몇 개월 뒤 그 30세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울한 기분은 누구나 일상 생활에서 흔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우울증이란 일시적으로 기분만 저하돼 있는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내용, 사고 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증상이 거의 매일 나타나는 경우를 우울증이라 하고 이 경우에는 단순한 기분 전환이 아닌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감정에 대해 표현하기보다는 감추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져 우울증이 우울한 감정보다 신체적 증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여성의 경우에는 산후 우울증, 갱년기 우울증 등 특정 시기에 우울증 발생 위험이 높아 주의를 요한다. 우울증의 결과가 때론 알코올 의존이나 남용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이차성 알코올 의존이라고 한다.

이 경우 우울증을 치료하면 알코올 문제도 호전될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우울증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돼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우울증이 심할 때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하기 쉽고, 이런 이유로 치료에 대한 기대도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 친구 등 보호자의 지지와 역할이 중요하다. 병원을 방문할 경우 환자에 대해 잘 아는 보호자가 함께 와 의사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자살사고 등 위험성이 있는 경우는 즉시 방문할 필요가 있다.


2015년 통계청 사망 원인을 보면 20~30대에서는 1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위다. 요즘 취업 스트레스 등으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 세대의 우울증을 조기 발견해 치료할 수 있도록 이전에 40세, 50세, 60세, 70세에만 시행하던 우울증 검사를 올해 1일부터는 20~30대에도 시행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간단히 문진표를 작성하는 것이지만 이를 통해 우울증을 선별할 수 있으며, 우울 성향이 보인다면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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