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VIP'의 삶이란? 특급 서비스 살펴봤더니.. '깜짝'

입력 2019.11.29 09:13수정 2019.11.29 09:53
상위 10% 고객이 백화점 매출의 60% 차지..ㅎㄷㄷ
'백화점 VIP'의 삶이란? 특급 서비스 살펴봤더니.. '깜짝'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백화점 VIP'의 삶이란? 특급 서비스 살펴봤더니.. '깜짝'
SBS 드라마 'VIP' 포스터 © 뉴스1


'백화점 VIP'의 삶이란? 특급 서비스 살펴봤더니.. '깜짝'
신세계백화점 VIP 멤버스바 © News1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서울의 한 백화점. 명품 브랜드의 신상 아이템이 나오기 전날, 백화점 앞으로 보기만 해도 '억' 소리가 나는 고급 외제차가 유유히 들어섰다. 차 문이 열리자, 매장 직원이 버선발로 뛰쳐나와 라운지로 안내했다. 백화점의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고객이다.

최근 백화점 VIP전담팀의 애환을 다룬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그들만의 리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 등 국내 백화점들의 반응을 요약하면 '전체적인 흐름은 맞지만 다소 과장되거나 틀린 부분이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상위 0.1% 클래스'는 한 번에 수백만원씩 연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어치의 명품을 사는 이들이 있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물밑경쟁은 상상 이상이라고 말한다.

◇ 퍼스널 쇼퍼 '기본', 해외명품 '공수'…"비밀 서비스 더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백화점들은 VIP고객들을 위한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드라마에서처럼 별도 독립된 팀을 운영하는 곳이 있는 반면 마케팅 등 일부 부서 안에 전담 직원을 배치해 놓고 있다. 실제 갤러리아백화점은 20여 명의 VIP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 상위 VIP들은 집이나 원하는 장소서 고가의 신상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매장에서는 퍼스널쇼퍼(Personal shopper)가 따라다닌다. 퍼스널 쇼퍼는 VIP 고객의 선호 브랜드와 취향 등을 고려해 상품을 추천하고, 구매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라운지에 있으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가져와 보여주기도 한다.

여기에 VIP고객들만 초청해 문화행사를 여는 것은 물론 생일 선물까지 보내준다. 그야말로 백화점은 '충성'을 다한다. 발레파킹 서비스와 라운지 이용은 당연한 서비스라고 여겨질 정도다.

현대백화점은 정치·사회·문화 등 각 분야 명사가 직접 추천한 책을 집으로 보내준다. 공기정화식물·난·꽃 등을 정기 배송해 주고 할인 쿠폰 등도 제공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보석도 VIP 고객에 한해 원하는 어느 장소에서든 컨설팅을 제공한다. 고가 보석은 보안상의 위험으로 백화점 외부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또 백화점에 입점해 있지 않은 브랜드라도 VIP고객이 요청하면 실제로 공수해 주기도 한다. 드라마에서처럼 명품 구두를 해외서 공수해 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문화 행사 역시 풍성하다. 신세계백화점은 2011년부터 예술의 전당과 제휴를 맺고 VIP전용 문화공연 '신세계 클래식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일년에 두 번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전체를 빌려 세계적인 클래식 대가들의 격조 높은 공연을 VIP들에게만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 부산본점 내 '루이비통 맨즈' 개점에 앞서 20~30대 VIP고객을 초청, 제품을 먼저 선보였다. 이후 1박 2일로 요트투어도 진행했다.

드라마에 나오지 않는 특급 서비스도 존재한다. 다만 이들 서비스는 '영업기밀'에 속하기 때문에 외부로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드라마 속 VIP 서비스가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다른 서비스도 있지만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외부로는 공개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최상위 VVIP의 연간 구매 금액 등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 상위 10% 매출 60% 차지… 구매금액 얼마부터 VIP?
백화점이 VIP에 목매는 것은 상위 10% 고객이 백화점 매출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큰손'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불경기일수록 VIP들의 소비가 빛난다. 소비 침체와는 별개로 이들은 명품 구매를 주저하지 않는다. 상위 VIP의 연간 쇼핑 금액은 1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VIP라고 다 같은 VIP는 아니다. 연간 구매 금액에 따라 등급이 다르다. VVIP는 최상위 고객만 가능하다.

롯데백화점은 구매액을 기준으로 'MVG'와 '애비뉴엘' 제도를 운영 중이다. 모든 제품의 구매액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MVG에서는 연간 구매금액이 1억원 이상이라면 '레니스', 6000만원 이상은 '프레스티지', 4000만원 이상은 '크라운'으로 평가받는다. 명품 소비로 결정되는 에비뉴엘은 연간 1억원 이상이면 'LVVIP', 6000만원 이상이면 'VVIP', 3000만원 이상이면 'VIP'다.

신세계백화점은 6단계로 VIP를 나누고 있다. '트리니티-다이아몬드-플래티넘-골드-블랙-레드'다. 연간 구매금액이 400만원 이상이면 '레드'로 VIP에 입문할 수 있다. 하지만 최상위 등급인 '트리니티'는 최상위 999명에 들어야 한다. 이외에 '다이아몬드'는 연간 6000만원, '플래티넘'은 4000만원, '골드'는 2000만원 이상 구매해야 한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포인트 5000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TCP(Top Class Program)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고 등급인 '쟈스민블랙'과 '쟈스민 블루'는 자체기준에 의해 선정하며, '클럽쟈스민'은 4만점 이상 포인트가 쌓여야 한다. 이어 '플래티늄'은 2만점 이상, '골드'는 5000점 이상 등이다. 현대백화점 포인트는 백화점카드로 1000원 구매시 포인트 1점이 적립되며, 일부 상품은 0.5점 또는 미적립되기도 한다. 클럽쟈스민이 되려면 최소 연간 구매 금액이 4000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

명품으로 유명한 갤러리아백화점도 최상위 0.1%는 'PSR 블랙', 10만 마일리지 이상은 'PSR 화이트', 6만 마일리지 이상은 '파크제이드 블랙', 4만 마일리지 이상은 '파크제이드 화이트', 2만 마일리지 이상은 '파크제이드 블루' 등으로 등급을 나눠 관리하고 있다. 마일리지는 갤러리아카드 결제 시 1000원당 1마일리지, 멤버십카드로 적립 시 5000원당 1마일리지가 적립된다. PSR 화이트 등급이 되려면 1억원 이상(갤러리아카드 결제 시)을 구매해야 한다.

백화점 업계서는 VIP가 중복돼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롯데백화점 VIP가 신세계백화점에서도 VIP고, 현대백화점에서도 VIP일수도 있다는 말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VVIP들은 발렛서비스를 대부분 백화점에서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A백화점서 VVIP면 B백화점서도 VVIP인 셈"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VIP 등급 문턱이 다소 낮아지는 추세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연 500만원 이상 구매하는 젊은 VIP 고객을 위해 '제이드'라는 등급을 신설했으며, 신세계백화점도 지난 2017년 기존보다 낮은 기준의 '레드' 등급을 만들었다.
미래의 VIP고객이 될 수 있는 20~30대 젊은 VIP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에서 연간 1억원 이상 쓰는 20대 VIP 고객 수는 1년 전보다 30% 이상 늘었으며, 신세계백화점에선 10~20대 명품 매출 성장률이 20%대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래 VIP인 밀레니얼 세대들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백화점의 우수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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