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에 나온 내 사고 영상…피해자에게는 고통"

입력 2019.11.28 09:28수정 2019.11.28 10:19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마산역 사거리 사고' 피해자 청원 올려
"'동백꽃 필 무렵'에 나온 내 사고 영상…피해자에게는 고통" [헉스]
/사진=뉴스1

지난 주 종영된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실제 사고 영상을 피해자 동의 없이 사용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23일 KBS 시청자권익센터에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저의 사고 영상이 허락 없이 방영되었습니다"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저는 2015년 마산역 사거리에서 사고를 당했던 본인이다. 지금 대학생 생활을 하고 있고, 그때의 기억은 저에게 아직도 큰 상처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청원인이 언급한 마산역 사거리 사고는 지난 2015년 7월 한 여고생이 승용차에 깔렸다가 시민의 도움을 받아 구조된 사고를 말한다. 이 사고의 피해자는 혼수상태에 빠지고 하반신 골절 등 장기 손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쳤다.

"'동백꽃 필 무렵'에 나온 내 사고 영상…피해자에게는 고통" [헉스]
[사진=KBS 시청자권익센터 캡처]

그는 "친구를 통해 마지막회에 제 사고 영상이 사용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는 영상을 본 수간부터 지금까지 그때의 기억에 갇혀있는 기분이 든다"며 "제 영상이 좋은 의미를 전달하고자 쓰인 뜻은 알겠으나 이건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은 배려없는 방송 아니었냐"고 말했다.

이어 "제가 모른 채로 넘어갔다고 해도 제 지인, 사고를 알고 있는 사람들 모두 제 영상이라는 것을 한번에 알 수 있었을 것이다"며 "제 영상이 어딘가에서 사용 되는 것도, 누군가 보고 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끔찍하다.
어떻게 공중파 방송에서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는 방송을 할 수 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시간이 지났다고 해도 그때의 기억이 악몽이다. 사고 장소를 지날 때, 비슷한 사고 영상을 보게 됐을 때. 사고 날짜를 볼 때 그 모든 순간이 피해자에게 고통인거 모르셨냐"며 "관계자의 직접적인 사과와 장면삭제, 사과 자막 띄우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동백꽃필무렵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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