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배' 타고 동해 지키는 해군 형제 "생각치도 않은 행운"

입력 2019.11.27 09:14수정 2019.11.27 09:23
두 형제의 특기는 각각 '갑판'과 '전탐'.. 멋지다~~
'한 배' 타고 동해 지키는 해군 형제 "생각치도 않은 행운"
해군은 ‘한 배’를 타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해군1함대사령부 소속 고속정 참수리-331호정(PKM, 130톤급)의 홍종윤 일병(왼쪽)과 홍주연 일병 형제를 27일 소개했다. 각자 희망지역과 부대를 지망하지만, 근무지는 지역.부대별 인력 충원율과 직별에 따른 공석도 고려해야 하고 전산배치로 이뤄지기 때문에 형제가 교육 수료 이후에 첫 근무지로 동일한 함정에 배치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해군 제공) 2019.11.27/뉴스1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해군에 한 배를 타고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형제 장병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해군1함대사령부 소속 고속정 참수리-331호정(PKM, 130톤급)의 홍종윤(22) 일병과 홍주연(21) 일병.

형인 홍종윤 일병(해상병 658기)은 신병 교육·훈련을 수료하고 지난 8월 15일에 고속정에 갑판병으로 부임했다. 동생인 홍주연 일병(해상병 660기)은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11월 1일 형과 같은 고속정에 전탐병으로 배치됐다. 형제가 '한 배'에 타게 된 것.

이처럼 형제가 교육 수료 이후 첫 근무지로 동일한 함정에 배치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해군 수병은 매 기수 1000명 내외가 수료한다. 각자 희망지역과 부대를 지망하지만, 근무지는 전산배치로 이뤄진다. 또 해군 고속정은 승조원이 30여 명 정도의 작은 함정이다. 두 형제가 근무하는 해군 고속정에서 수병은 불과 열 명 남짓이다.

형제의 고향은 강원도 동해시인데, 바다와 접해 있고 해군부대가 위치해 있어 해군에 대한 호감이 커졌다고 한다. 형제의 작은 할아버지가 해군 부사관으로 복무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형제는 나란히 해군 입대를 결정했고, 첫 근무지로 동해시에 위치한 해군1함대사령부를 지망했다.

홍종윤 일병은 "해군에 들어와서 고속정을 탄지 3개월 즈음에 신병이 온다고 해서 정말 기대했는데, 그 신병이 동생이라는 소식을 듣고 너무 깜짝 놀랐다"면서 "처음에는 만감이 교차했지만, 막상 함께 근무하니 서로 의지가 되고 남모를 추억과 우애가 두터워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생 홍주연 일병도 "이제 막 해군에 들어와 함정 생활을 시작하는 때라 적응하고 배울 것도 많은데, 형이 한 배에 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힘이 된다"면서 "생각치도 않게 행운을 얻은 만큼 둘이 힘을 합쳐 동해를 지키는 형제 해군이 되겠다"고 전했다.

두 형제의 특기는 각각 '갑판'과 '전탐'이다. 갑판은 함정의 전반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전탐은 레이더를 운용하며 전파를 탐지한다. 특히 고속정이 항해 중에는 갑판병이 견시(見視) 임무를 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함교에서는 형이 눈으로, 조타실에서는 동생이 레이더로 접촉물을 식별한다.

서광식(상사) 참수리-331호정 전탐장은 "한 지붕 식구가 한 배를 탄 전우가 되는 일은 군 생활 중에 처음 겪는 일"이라며 "형은 더욱 의젓한 선임이 되고 동생은 함정에 더욱 빨리 적응하는 것 같아 보기 좋다"고 말했다.

두 형제의 어머니 김영주(52) 씨는 "둘째가 형을 따라 해군으로 입대한 후에 같은 배로 부임한다는 전화를 받고 신기하고 반가웠고, 무엇보다 서로 의지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안심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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