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김세현 기자 = 청와대는 26일 '김광진 정무비서관을 통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투쟁 천막을 철거해달라고 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뜻이냐'는 자유한국당의 반발에 "어불성설"이라며 선을 그었다.
황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은 전날(25일) "김 비서관이 조금 전 천막을 자진 철거하라고 문자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황 대표의 천막은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 설치됐다. 김 의원은 이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 "천막을 철거하라는 건 문 대통령의 뜻이냐"고 항의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2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 비서관의 문자메시지 취지는 청와대 입장에서 철거해줄 것을 통보한 게 아니라, 분수대 쪽에 천막을 설치하는 게 규정상 맞지 않아 그 지역을 관할하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 쪽에서 철거 명령 등이 있을 수 있으니 알고 계시라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걸 문 대통령이 철거를 지시하는 것처럼 하는 건 말도 안되는 어불성설"이라며 "청와대는 철거 여부에 대해 일절 개입한 적도 없고 개입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앞으로도 (관련 대응은) 관할권을 갖고 있는 문체부나 (문체부 산하) 관광공사에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가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는 곳은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앞으로, 국유지인 이곳은 문체부 소관이다. 관리 및 운영은 관광공사에서 맡고 있다. 관광공사는 전날(25일) 황 대표 측에 천막 철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 측은 22일 밤부터 추위를 피하기 위해 비닐 천막을 설치한 바 있으며 25일부터는 이를 사각 형태의 몽골 텐트로 교체했다.
관계자는 '이날로 일주일째를 맞은 황 대표의 단식과 이번 철거 논란에 대해 문 대통령의 언급이 따로 없었느냐'는 물음에는 "대통령께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행사 때문에 경황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부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참석차 부산에 머물고 있다.
관계자는 또 김 비서관이 김 의원에게 전화가 아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선 "(평소 청와대와 한국당 관계자 모두) 서로 회의 중인 경우가 많아 전화를 걸면 잘 받질 못하니, 지금까지 통상적으로 문자메시지를 통해 한국당과 소통을 많이 해왔다"며 "이번 일이 특별한 의미를 가진 소통방법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