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은 누가사지?"..영화관 광고판에 '여성 혐오' 논란

입력 2019.11.25 16:42수정 2019.11.26 10:47
메가박스 "한 애플리케이션 업체가 제작한 광고판"
"고객들이 불편하다고 느꼈으니 바로 제거할 예정"
"팝콘은 누가사지?"..영화관 광고판에 '여성 혐오' 논란 [헉스]
메가박스 목포점에 세워진 광고판. 사진=독자제공

[파이낸셜뉴스] 한 영화관에 세워진 광고판에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성혐오적인 광고판을 쓴 메가박스'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이 게시됐다. 사진에 나온 광고판에는 "지혜야, 팝콘은 누가 사지?"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작성자 A씨는 "메가박스 목포점에 여성을 '된장녀' 취급하는 문구가 쓰인 광고판이 세워져 있다"며 "여성이 영화 관람료를 내지 않으니 팝콘이라도 사라는 뉘앙스다. 아직도 이런 광고가 나온다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히 여성들이 자주 사용하는 이름인 '지혜'를 언급한 것도 문제"라고 질타했다. 실제 대한민국 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1988년도에 태어난 여성의 이름 중 '지혜'가 가장 많았다.

게시물 작성자는 "그만큼 많은 여성을 대놓고 흉보이겠다는 의도 아니냐"며 "마치 여성들에게 경고하는 듯한 어투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기업이 과거에 내놓은 여성혐오 광고도 재조명했다.

"팝콘은 누가사지?"..영화관 광고판에 '여성 혐오' 논란 [헉스]
공차 광고. 사진=독자제공

공차는 과거 컵홀더에 "우리가 이별하던 날 내가 흘렸던 검은 눈물은 슬퍼서가 아니라 얼마 남지 않은 내 생일이 생각나서였어! 신상으로 가득 채워놓은 내 위시리스트는 어떡하니? 블랙 밀크티! 텅 빈 내 마음을 채워줘"라는 문구를 사용했었다.

공차의 지하철 광고판에는 "영화용 친구, 식사용 오빠, 수다용 동생, 쇼핑용 친구, 음주용 오빠! 어장관리? 아니 메시급 멀티플레이!"라고 적혀있었다.

작성자는 "메가박스의 광고판도 이런 광고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며 "메가박스가 불쾌한 광고를 더는 못 쓰도록 항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가박스 관계자는 논란이 된 광고판에 대해 "영화관 상영시간표를 볼 수 있는 한 애플리케이션 업체가 제작한 광고판이며 해당 광고판을 설치하라는 본사의 요구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에 연락해보니 여성혐오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고객들이 불편하다고 느꼈으니 메가박스 목포점에 연락해 바로 제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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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onsu@fnnews.com 강현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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