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맥주의 나비효과..오비맥주 희망퇴직을 불렀다

입력 2019.11.19 06:00수정 2019.11.19 16:44
테라는 출시 100일 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
테라맥주의 나비효과..오비맥주 희망퇴직을 불렀다
오비맥주 '카스'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국내 1위 맥주회사인 오비맥주가 희망퇴직에 나선다. 지난해 희망퇴직 이후 1년여 만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최근 노동조합에 희망퇴직 상세지침을 전달했다. 지침에 따르면 이번 희망퇴직은 2009년 11월 30일 이전에 입사한 근속 10년 이상 전 직원이 대상이다. 퇴사자 규모는 50여명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희망퇴직 조건은 10년 이상 15년 미만 직원에게 24개월치 급여를, 15년 이상은 34개월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제공한다. 다만 정년까지 잔여 근속 기간이 34개월 미만인 직원에 대해서는 위로금을 잔여 기간 만큼만 지급한다.

오비맥주는 희망퇴직이 조직 슬림화가 아닌 인력 교체라고 강조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조직 선순환을 위해 노사협의로 정례화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비맥주의 희망퇴직이 1위 브랜드 '카스'의 점유율 하락 때문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2012년부터 국내 맥주시장을 석권한 카스는 최근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테라'에 고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라는 출시 후 100일 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은 오비맥주의 올 3분기 국내 판매량이 최소 15%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시장점유율도 기존 55~60% 수준에서 올 2~3분기 합산 기준 약 5~6%포인트(p) 하락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비맥주 모회사 버드와이저 APAC East부문의 올 3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17% 감소했다"며 "오비맥주 국내 판매량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희망퇴직에는 테라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예상보다 테라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카스가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테라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며 "시장 판도가 심상찮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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