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48)는 지난달 14일 대법원에 상고취하서를 제출했다. 검사도 상고하지 않아 최씨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18억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영업이사 및 영업팀장 등 나머지 일당 9명은 1심에서 징역 6월~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가짜 사설 선물거래 사이트 개설해 운영
최씨 등은 2016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지 않은 사설 선물옵션 업체인 인스컴패니를 차려 투자자들에게 약 140억원의 거래수수료 및 투자손실금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선물거래시장과 가짜 사설 선물거래 사이트를 개설해 아프리카TV 등에서 선물옵션 관련 강의를 하는 증권 전문BJ(리딩 전문가) 등에게 소개비를 주고 회원들을 추천받았다.
인스컴패니는 코스피200 지수 등과 연동되는 가상 선물거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프로그램을 회원들에게 전달하고, 회원이 계좌로 돈을 입금하면 HTS에서 이용할 수 있는 사이버 머니를 지급했다. 인스컴패니의 HTS는 선물거래시장과 시세만 연동돼 있을 뿐 실제로 거래되진 않았으나 회원들이 선물 시세의 등락을 예측해 사이버 머니를 ‘베팅’하면 수익과 손실이 발생하는 ‘사이버도박장’ 방식으로 운영됐다.
인스컴패니는 이러한 수법으로 2017년 5월부터 2018년 9월까지 회원들로부터 590억원을 입금 받았다. 이들은 거래수수료와 함께 회원들의 손실금도 자신들의 이익으로 가져갔다. 최씨는 과거 투자실패로 수십억 원의 손실을 본 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혐의 인정, 추징금 산정엔 불복했지만
이들은 1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받은 거래수수료 110억원 중 고객 수익금, 고객 소개비, HTS 이용료 등을 뺀 18억원을 추징금으로 산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대해 “금융시장질서를 어지럽혔을 뿐 아니라 사행심을 조장해 건전한 근로의식을 저하시키는 등 범행의 사회적 해악성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포통장을 이용하고 가상거래 프로그램 명칭을 수시로 변경했으며, 해외서버와 우회 프로그램을 통해 IP추적을 어렵게 하는 방법으로 단속을 피했다”며 “수사 관련 자료를 폐기해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등 범행이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이뤄져 그 죄질이 불량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최씨에 대해 “범행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동종범죄로 벌금형 처벌과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을 반복했다”면서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최씨는 직원들이 받은 급여 약 2억7000만원도 추징금에서 공제해야 한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그러나 2심은 1심 판단이 옳다고 판단했다. 최씨는 2심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했으나 재판부가 배당된 지 일주일여 만에 상고를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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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