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의 야생 멧돼지들이 범죄조직의 숲속 마약 창고를 파헤치며 조직 소탕의 일등 공신이 됐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더선은 이탈리아 투스카니 경찰 당국이 멧돼지들의 결정적인 활약 덕분에 7개월 간 진행해온 장기 수사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시내 클럽 등에 마약을 유통하던 조직은 경찰의 추적을 피해 이탈리아 투스카니 숲의 지하 창고에 마약을 보관해두고 있었다. 경찰은 7개월 간 해당 조직의 마약 유통 범죄를 수사하고 있었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 애를 먹고 있었다.
그러던 중 숲 속에 살고 있던 야생 멧돼지는 특이한 냄새에 이끌려 땅을 파는 등 조직의 지하창고를 마구 파헤쳐놨다. 멧돼지가 창고를 발견한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멧돼지가 지나간 뒤 현장에는 창고에 있던 가루 등이 숲 이곳 저곳에 흩뿌려져 있었다.
마약을 가지러 왔다 사태를 파악한 조직원 중 한 명은 전화를 통해 “발디치아나 계곡에 있는 보관 창고를 멧돼지들이 파헤친 것 같다. 이러다가는 산 속 멧돼지들이 전부 마약을 먹어버릴 것”이라고 불평했다. 이는 조직원들의 통화 내용을 도청하고 있던 경찰에 귀에 들어갔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한 뒤 땅을 파 숲에 묻혀 있던 마약이 담겨 있는 항아리를 습득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창고에는 약 2만 유로(약 2570만원)어치의 마약이 보관되어 있었다. 다만 마약 창고를 파헤친 멧돼지들의 행방은 전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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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