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준 이웃주민 사체 유기한 50대 남성의 최후

입력 2019.11.02 16:08수정 2019.11.02 16:32
벽돌 집어들어 돌아서 도망가는 뒤통수를 2회 내리쳐
돈 빌려준 이웃주민 사체 유기한 50대 남성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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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돈을 빌려준 이웃주민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5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 받았다.

수원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노경필)는 강도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2)에게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그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경기 양평군 용문면 모처에 거주하면서 올해 1~3월 이웃주민인 B씨(78·여)에게 300만원을 빌린 후 갚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이후 B씨가 원금변제기 변경 요구를 거절한 이유로 둔기로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일용직에 종사하는 기초생활수급자로, 겨울철 공사현장서 일이 없다보니 생활비가 부족해 평소 가깝게 지냈던 B씨로부터 300만원을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 4월 19일 오전 2시30분쯤 말일까지 돈을 갚기로했던 약속 일이 다가오자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B씨에게 돈 갚는 기한을 늘려달라는 부탁을 했지만 "죽어도 안돼"라고 거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방에 있던 흉기를 들고 B씨의 복부를 1차례 찌른 후 부엌에서 벽돌을 집어들어 돌아서 도망가는 B씨의 뒤통수를 2회 내리쳐 살해했다.

A씨는 숨진 B씨의 목과 사지 등을 모두 토막내 비닐봉지에 담아 자신의 집 냉동실에 넣어둔 뒤 같은 달 22일 오후 10시30분쯤 사체 일부를 인근 야산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B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후 일부를 유기한 것에 대해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유족들에게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안겼다"고 판단하며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지만 2심 재판부는 A씨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국가와 사회가 보호해야할 최고 법익이자 존엄한 가치로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B씨가 A씨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고 A씨의 병문안도 가는 등 평소 가깝게 지냈던 이웃주민에게 300만원을 갚지 않으려는 이유로 살해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어 "범행 후 B씨의 시신을 내다 버리기에 적합하도록 사체를 훼손해 냉동고에 보관한 뒤 사체 일부를 유기했다"며 "피해 유족들에게도 용서받지 못하고 피해회복을 위해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았으며 A씨의 범행수법과 동기, 정황 등에 비춰보면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않아 이같이 주문한다"고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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