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마주한 한국당을 불안하게 하는 3가지

입력 2019.11.02 12:09수정 2019.11.02 16:38
"광화문 집회에 도취하면 안된다"
총선 마주한 한국당을 불안하게 하는 3가지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광화문 집회에 도취하면 안된다."

조국 사태가 잦아들면서 여야가 내년 총선을 위한 움직임에 돌입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대비에 분주하고, 바른미래당은 내홍을 겪고 있지만 당권파와 퇴진파 각자도생의 길을 찾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본격적인 총선 준비를 위해 1차 인재영입을 단행했지만 뒷말만 무성하다.

황교안 대표가 공들인 것으로 알려진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최고위원들의 반대로 영입이 보류됐고, 청년 인재로 영입한 백경훈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는 신보라 청년 최고위원이 정계 입문 전 활동한 단체 대표를 승계한 인물 인데다 지난 지방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력이 있어 '새 인물'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공천룰을 확정하기도 전에 나경원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가산점' 발언을 하면서 당내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7월 현역 의원 전원 경선과 가산점을 최대 25%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내년 총선 공천룰을 확정했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이철희·표창원이라는 스타 초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총선기획단을 꾸리며 총선체제에 돌입했다. 최근에는 '현역 국회의원 최종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당 역시 1차 인재영입 발표와 함께 총선기획단도 출범했지만 지도부의 오락가락한 발언과 행보로 '전략 부재'라는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지도부의 행보로 내년 총선 격전지로 예상되는 수도권도 불안하다. 당 내부에서는 중진급 현역의원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정해진 방침이 없다. 수도권 승리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떠오른다.

여기에 조국 사태로 우리 사회에 '공정'과 '정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당의 혁신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저스티스리그를 출범·활동하고 있지만 내부 혁신에는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에 분포하고 있는 중도층, 무당층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에 등 돌린 사람들이 한국당에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데 당내 정의와 공정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20대 국회에서 의원직을 잃은 13명 중 9명이 한국당 소속이다. 현재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현역 의원도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수도권이 쉽지 않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광화문 집회에 도취하면 안된다. 광화문 집회 참가자 중에는 한국당 지지자도 있지만 지지하지 않는 중도층, 무당층도 많다"며 "과거 박근혜 정부 때 탄핵 촛불집회도 마찬가지였다. 그 사람들이 한국당을 지지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민주당이 싫어도 한국당에는 투표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권은 지난 보궐선거처럼 선거연대를 꾀할 수 있지만 보수진영은 통합도 요원한 상황아니냐"라며 "적어도 개인비리에 연루된 인사에 대해서는 공천에서 배제하는 인적쇄신을 해야 한다. 국민에게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는 신호는 보내야 하는데 아쉽다. 영재 영입은 공천 시점에서 하면 되는데 논란의 불씨를 제공한 것도 아쉽다"고 말했다.

반대로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는 선거 때마다 나오는 '물갈이'가 현역의원을 불안하게 한다.

현역 물갈이는 역대 총선에서 극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개혁적인 공천이라는 평가를 받을 경우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인위적인 물갈이는 역풍으로 다가올 수도 있어 '양날의 칼'인 셈이다.

한국당에 TK와 PK는 수도권과 반대로 당선 가능성은 높지만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현역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경쟁자도 많다. 이 때문에 총선이 다가오면 TK·PK 물갈이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온다.

한 TK 중진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물갈이는) 선거 때만 되면 나오는 소리다. (TK나 PK) 현역 의원들이 안일하게 의정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며 "영남은 공천 경쟁은 치열하지만 공천을 받으면 아무래도 당선에 수월할 수 있다. 물갈이를 한다면 쉬운 데서 물갈이한다는 뜻 아니겠나. 안일하다는 지적은 옛날부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쟁자가 있다면 공정하게 경쟁하면 된다. (물갈이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며 "하지만 인위적인 물갈이는 하면 안된다. 인위적으로 물갈이를 하니까 진박 논란이 불거지고 난리난 것 아니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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