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박기호 기자,전형민 기자,김세현 기자,박세진 기자 = 모친상을 치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어머니를 끝내 고향 땅을 밝게 해드리지 못한 데 대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 조문을 온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고 손 대표가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KBS '2019 만남의 강은 흐른다'에 출연해 피란민인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이산가족 상봉의 날을 기억하며 "제가 아마 평생 제 어머니한테 제일 효도했던 것이 우리 어머니 모시고 갔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라고 말했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었던 2004년 7월, 강 여사는 제10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 참석자로 선정돼 금강산 온정각으로 가 북측에 있던 막내 여동생 병옥씨를 만났다. 강 여사는 6남매의 장녀였지만 피란길에 오르며 형제자매와 모두 헤어졌다.
강 여사는 막내 여동생을 만났지만 정작 고향 땅은 밟지 못했다. 강 여사는 함경남도 흥남이 고향이다.
손 대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0여분 동안 손 대표와 대화를 나누면서 모친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고 한다.
손 대표는 "문 대통령은 모친이 피난을 나와 어렵게 키웠던 사정과 본가와 외가에 대해 말했고 (모친이) 따님 한 분을 같이 데리고 오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어머님은 산동네에서 연탄도 나르고 어려운 생활을 하셨다"고 했다고 한다.
이에 손 대표는 "어머님께서 돌아가실 때 그래도 '나는 행복했다'고 말씀하신 만큼 아드님을 반듯하게 키우시고 대통령까지 만든 훌륭한 어머님이셨다"고 위로를 건넸다.
문 대통령과 손 대표는 장례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 손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장사를 어떻게 지내실 것이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천주교 공원묘지에 아버님 옆자리를 봐둔 것이 있다. 합장은 안 한다"고 답했다.
손 대표가 "저는 천주교 (신자인) 부모님을 합장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아 그건 또 다르군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손 대표는 정국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다. 손 대표는 "경제가 어려운데 기업인들에게 정부를 믿게 할 수 있는 정책을 주고 그런 사람을 써야 한다"며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으니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이헌재 장관을 썼듯 기업인들에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써서 경제 활성화와 국민통합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의 이 같은 언급에 문 대통령은 듣기만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