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돌아오려는 조종사들이 여기저기 자리를 알아보고 있는데 예년과는 상황이 많이 변해 쉽지 않습니다."
한 현직기장의 말이다. 지난 수년간 중국 항공사로 국내 조종사들의 이직률이 높았지만 최근 들어 인력들의 리턴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항공 업황이 악화된데다 고용 안전성도 약해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려는 조종사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국내 항공시장이 과당경쟁과 함께 환율 및 일본 이슈 등 대내외 여건 악화로 침체를 겪으며 이들의 국내 복귀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부는 베트남 등 동남아나 올해 항공운송사업면허를 따낸 신규 항공사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7월까지 5년 동안 8개 국적사에서 이직한 조종사 460명 중 80%인 367명(약 80%)이 중국 항공사에 취업했다.
중국 항공시장이 급성장하며 한국인 조종사 이탈이 심화됐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
중국의 경기 침체와 보잉 737 맥스 사태 등을 겪으며 중국 항공 업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항공사들이 한국인 조종사 모시기를 위해 제시했던 억대 연봉 및 복지혜택 기준이 개인별로 달라 실제 혜택이 크지 않다는 점도 조종사들의 리턴 배경으로 꼽힌다.
한 현직 기장은 "중국 항공사들은 외항사 조종사와 보통 3년 단위로 계약하는데 고용 안전성도 떨어진다"며 "고액 연봉을 받으려면 고강도 업무조건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중국 항공사에 취업했던 조종사들 상당수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리턴을 원하는 조종사가 늘어나는 분위기지만 예년과 달리 국내 항공사 채용문이 좁아져 재입사가 쉽지는 않은 모습이다.
에어부산의 경우는 홈페이지에 공고해 놨던 경력 운항승무원 상시채용 게시글마저 최근 삭제했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주요 LCC들도 조종사 채용은 당분간 보류하는 추세다.
업황 악화로 경영난이 심화된 항공업체들이 신규 인력을 채용할 여력을 잃으며 채용문이 좁아졌다. 국내 항공업계는 지난 2분기 대부분 항공사들이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도 일본 이슈 영향으로 성수기 장사를 망쳐 손실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4분기에도 환율 등 대외영향이 비우호적인 상황으로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더 이상 항공사들이 기단 및 신규 노선 확대가 쉽지 않은 만큼 경력 운항승무원의 채용이 예년만큼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일부 조종사들은 한국 리턴이 어려워지자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외항사나 올해 3월 신규항공운송사업면허를 취득한 국내 신규 항공사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