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연말까지 주력 신차를 쏟아내며 실적 다지기에 나선다. 주인공은 준대형 세단 그랜저, 중형 세단 K5다. 앞서 신형 쏘나타 및 K7 출시로 국내 자동차 시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대세론에 맞서 세단의 역습이 시작된 상황이라 세단을 기다려온 소비자들로서는 반가움이 크다.
세단 모델 확대에 따라 향후 SUV와 내수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의 올 누적 글로벌 판매량이 나란히 감소한 가운데, 신형 그랜저와 K5가 실적 반등을 이끌 것으로도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2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다음 달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연내 K5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그랜저는 지난 2016년 6세대 모델이 출시된 후 3년 만에 부분변경됐다. 그랜저는 2017~2018년 2년 연속 1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대표적인 준대형 세단이다. 하지만, 한지붕 가족인 신형 K7에 밀려 왕좌를 내준 상황이다. 완전변경에 가까운 변화를 통해 명예회복에 나선다.
앞서 소셜네트워크와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티저 영상과 최근 유출된 실물 사진 등을 보면 가장 큰 변화는 전면부다.
마름모꼴 패턴을 적용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에 띈다. LED 주간주행등은 마름모 조각들로 구성된 그릴과 일체형으로 제작됐다. 램프가 꺼졌을 때는 그릴 일부로 보이지만, 점등되면 램프로 바뀌는 '히든라이팅 램프'다.
후면부 역시 기존보다 두껍게 가로로 연결한 리어램프의 변화가 돋보인다. 램프는 측면까지 이어져 내려온다. 파워트레인은 신형 K7에 탑재된 스마트스트림 2.5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결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K5는 2015년 7월 2세대 출시 이후 4년여 만에 나오는 풀체인지 모델이다. 2010년 첫 출시 당시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쏘나타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도 했다.
2010년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진 5월(1만673대)과 6월(1만105대)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6월 판매량에서는 쏘나타(9656대) 판매를 넘어섰다.
K5가 출시 이후 연간 7만대 안팎씩 판매된 기아차의 스테디셀러였다는 점에서 3세대 K5는 쏘나타와 함께 중형 세단의 부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승차감과 고성능 엔진, 다양한 운전자보조시스템 등은 SUV와 비교해 세단의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세단 점유율은 51%로 아직 과반을 유지하고 있다. 내수 누적 판매 1, 2위도 쏘나타와 그랜저가 차지하고 있다.
신형 그랜저와 K5가 가세할 경우 세단의 역습은 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3월 쏘나타 8세대 풀체인지, 6월에는 기아차가 K7 2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먼저 선보였다.
쏘나타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62.8% 증가한 7156대다. 현대차 세단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다. 5~6월에는 2달 연속 내수 베스트셀링카에 오르기도 했다. K7은 전년 대비 106.1% 급증한 6176대가 팔리며 기아차 내수 판매를 이끌었다.
일각에서는 동급 모델의 잇따른 출시로 판매 간섭이 벌어질 것이란 의견도 있으나, 경쟁 모델 출시로 인해 오히려 세단 시장의 파이를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 모델이 다양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 측면에서 차량을 비교할 수 있다"며 "세단 모델이 다양해지면, SUV로 쏠린 점유율도 가져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