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폭로했다가 결국 해임된 선생님 사연

입력 2019.10.23 19:01수정 2019.10.23 21:30
하여튼 인간들 더럽다 더러워
비리 폭로했다가 결국 해임된 선생님 사연
충북 충주 신명학원의 사학비리를 폭로했다가 파면된 방명화 교사가 27일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복직 이행과 부당 징계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2018.12.27/뉴스1 © News1 엄기찬 기자

(충주=뉴스1) 엄기찬 기자 = 충북 충주 신명학원의 사학비리를 폭로했다가 파면돼 긴 법정싸움 끝에 교단으로 돌아갔던 교사가 6개월 만에 다시 해임됐다.

2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신명학원 소속 신명중학교는 지난 14일 교원징계위원을 열어 방명화 교사를 해임했다.

사학비리를 폭로한 내부고발자로 낙인이 찍혀 파면됐다가 2년여의 긴 소송 끝에 지난 4월 대법원 판결로 다시 복귀한 지 6개월 만이다.

신명중은 방 교사가 지난 6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자 직위해제 한데 이어 그의 소청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기각되자 징계위를 열어 해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의 이 같은 해임 결정에 '비리 사학 신명학원 정상화 촉구 충주대책위원회'는 부당한 징계이자 보복성 징계를 주장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대책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신명학원은 대법원 판결과 충북교육청의 지적을 이행하지 않고 민주적 학교운영과 사학비리 근절을 요구한 교사를 해임했다"며 "복수의 칼날을 휘두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지금의 신명학원의 사태는 양심에 따른 교사의 행동이 문제가 아니라 대법원의 판결과 충북교육청 행정감사 지적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신명학원의 비민주적이고 제왕적 운영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명학원 소속 신명중에서 근무했던 방 교사는 2016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집단 부정행위 등을 고발했다가 같은해 12월 파면됐다.

방 교사는 이 같은 처분에 파면 무효 등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1~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아 2년여 만에 다시 교단에 설 수 있었다.


당시 방 교사의 공익제보를 받은 도교육청은 특정감사에 나서 법인의 학교 운영 개입과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관리감독 부적정 등 23건의 비리를 적발해 학교장 등의 징계 요구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신명학원은 이 같은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고, 충주교육지원청은 청문 등의 절차를 거쳐 지난 7월 우태욱 신명학원 이사장의 임원승인취소를 통보했다.

신명학원은 충주교육지원청의 이 같은 처분에 맞서 임원취임승인취소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우 이사장은 법원의 최종 판결 때까지 이사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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