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연안국에 간 文의장 "우리는 거슬러 다니기만..BTS가.."

입력 2019.10.21 07:18수정 2019.10.21 10:22
흑해 연안 3개국에 한류 열풍이 확산
흑해 연안국에 간 文의장 "우리는 거슬러 다니기만..BTS가.."
문희상 국회의장이 14일(현지시각)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사바센터에서 열린 141차 국제의회연맹(IPU) 총회 본회의에서 '국제법 강화 : 의회의 역할과 메커니즘, 지역 협력의 기여'를 주제로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국회 대변인실 제공) 2019.10.14/뉴스1


흑해 연안국에 간 文의장 "우리는 거슬러 다니기만..BTS가.."
문희상 국회의장(왼쪽 세번째)이 지난 15일(현지시각)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대통령 공관에서 세르비아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을 만나 면담하고 있다.(국회 대변인실 제공) 2019.10.15/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흑해 연안국에 간 文의장 "우리는 거슬러 다니기만..BTS가.."
문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동포 및 지상사 대표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국회 대변인실 제공) 2019.10.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흑해 연안국에 간 文의장 "우리는 거슬러 다니기만..BTS가.."
문희상 국회의장(왼쪽)이 18일(현지시간) 조지아 트빌리시 정부청사 내 총리실에서 기오르기 가하리아(Giorgi Gakharia)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국회 대변인실 제공) 2019.10.19/뉴스1

(베오그라드·바쿠·트빌리시=뉴스1) 김성은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이 13일부터 21일까지 7박9일에 걸친 세르비아·아제르바이잔·조지아 공식 방문을 마무리지었다. 문 의장은 이번 순방에서 한류를 키워드로 삼아 각 국가들과 교역·경제협력·인적교류 확대 방안을 집중 논의하는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흑해 연안의 이 3개국에선 한류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개발도상국이란 공통점도 있다. 이에 문 의장은 이번 해외순방 성과를 두고 "우리가 할 일 대부분을 BTS(방탄소년단)가 다 하고 있다"며 세계적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공으로 돌리기도 했다.

문 의장은 또 이번 순방길에서 일본 아베정권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단호하게 대처할 뜻을 표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전 세계 국가들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14일(현지시각)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사바센터에서 열린 제141차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첫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문 의장은 '국제법 강화 : 의회의 역할과 메커니즘, 지역 협력의 기여'라는 주제의 대표연설에서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를 겨냥해 "통상분쟁을 국제법의 주요한 규율 대상으로 삼아야 할 중요성과 비중 또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투명한 규칙에 기반을 둔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을 위해 관련 국제기구 및 조약에 대한 각국 의회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사바센터에서 러시아의 발렌티나 이바노브나 마트비엔코(Valentina lvanova Matviyenko) 상원의장을 만나선 "10월 23~24일 상원의장님의 초청으로 북한 인민최고회의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비핵화를 하면 북한이 잘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내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에 북한대표단이 참석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달라"고 말했다.

또 베오그라드에서 마야 고이코비치(Maja Gojkovic) 국회의장과 면담을 갖고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양국 간 교류협력이 더욱 확대 심화되길 기대한다"며 "세르비아와 투자 개발협력, 문화교류 등 실질협력을 심화해나가고 있으며 세르비아 국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다음날인 15일(현지시각) 베오그라드에 위치한 대통령 공관에서 열린 알렉산다르 부치치(Aleksandar Vučić) 세르비아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도 "우리나라 투자 기업에 대한 유인책 등 강력한 지원을 해주면 앞으로 세르비아는 서발칸 지역 내 한국의 최대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뒤이어 16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로 이동한 문 의장은 동포 및 지상사 대표 초청 조찬 간담회를 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생각 이상으로 많이 진전돼 천재일우의 기회가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이 기회를 놓치면 한 많은 세월을 또 보내야 한다. 중대한 민족적 전환기에 있다"며 "민족의 대화합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안보문제에 여야가 갈리면 나라가 망한다"고 지적했다.

같은날 문 의장은 아제르바이잔 일함 알리예프(Ilham Aliyev) 대통령, 옥타이 아사도프(Okatay Asadov) 국회의장과 각각 면담을 가졌다. 특히 문 의장은 알리예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할 때 한반도 비핵화와 공동번영의 비전에 대해 전달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했다.

아사도프 의장에게도 오는 25일부터 양일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되는 비동맹운동(Non-Aligned Movement, NAM) 각료회의에서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북한의 비핵화를 설득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또 아사도프 국회의장에게 "인프라 사업은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라며 "석유, 천연가스, 화학 관련 건설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참여 성사되길 대한민국이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조지아에선 양국의 교역 확대를 비롯한 우호협력 관계 강화 논의에 집중했다.

문 의장은 17일(현지시각)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 위치한 국회의사당에서 아르칠 탈라크바제(Archil Talakvadze) 조지아 국회의장과 면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지정학적 거점에 위치해 있으며 세계 제2위의 수력발전을 자랑하는 조지아와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인프라 및 물류기업을 보유한 한국은 전략적 협력의 가치가 매우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최근 들어 매우 활발해진 양국 간 인적·문화적 교류가 양국관계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음날인 18일(현지시각)에는 트빌리시에서 살로메 주라비쉬빌리(Salome Zourabichvili) 대통령, 기오르기 가하리아(Giorgi Gakharia) 총리와 각각 면담을 가졌다. 특히 주라비쉬빌리 대통령이 문 의장을 향해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을 조지아에 초청하고 싶다"고 요청하자 문 의장은 "문 대통령에게 조지아에 꼭 가시라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문 의장은 가하리아 총리와의 면담 자리에서 조지아의 렌테키 수력발전사업과 E-60 고속도로 확장사업을 언급하며 "에너지 인프라와 건설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순방을 두고 문 의장은 17일(현지시각)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장에서 생각지도 못한 과외소득이 생겼다"며 "성과가 아주 컸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순방국가에 대해선 "세나라는 공통적으로 아시아와 유럽의 중간 거점으로 양쪽에서 교두보를 삼으려는 나라다. 외세의 수난을 당하면서 이를 딛고 일어섰다는 점도 우리나라와 공통점"이라며 "우리나라로부터 IT 기술을 배우고 싶다며 지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우리나라와 (이해관계가) 딱 맞는다"고 말했다.

문화교류를 지렛대로 활용, 경제협력을 강화하면 국익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 의장은 또 현지에 부는 한류열풍을 두고 "한류가 많이 뜨면서 우리가 할 일의 대부분을 BTS(방탄소년단)가 다 하고 있다.
우리는 슬슬 거슬러 다니기만 해도 되는 거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3개국 방문을 마친 문 의장은 이날 새벽 인천 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번 순방길에는 원혜영·이명수·유승희·이동섭 의원과 문 의장을 보좌하는 이계성 정무수석, 한민수 대변인, 한충희 외교특임대사, 정준희 통일특별보좌관, 박희석 국제국장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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