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퇴 사흘째인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총선 출마설'에 일단은 선을 그었다. 후임 법무부장관 후보로 거론되자 국회에 남겠다고 밝힌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조국 역할론'에 대해 "아직은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조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표 수리 직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직에 복직을 신청해 현재는 교수 신분이다.
전 의원은 전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조국 역할론이 나오고 있는 분위기인가'라는 질문에 "아직은 전혀 아니다"라면서 "(총선 출마 등 역할론)은 이후에 생각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아시다시피 조국 전 장관이 굉장히 힘들어했고 아직도 힘들어 한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잘 공감하고 추스르고 그 이후에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후 역할에 대해 지금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빠른 얘기다"라고 했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뇌종양이라는 등 아내의 건강이 매우 안좋은데 지금 조국이 총선을 신경쓸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조국 전 장관을 검찰개혁의 '상징'으로 세워 내년 총선에 출마시켜야 한다는 역할론에 대해 시기상조임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권발 '조국 역할론'은 검찰개혁의 '아이콘'으로 만들어 친문 핵심지지층을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다는 논리에 근거한다. 서초동 검찰개혁 집회가 이 논리에 힘을 실었다. 이미 장관 지명 전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페르소나'로 불리며 '민정수석→법무부장관→총선 부산 출마→대선 후보' 시나리오가 공공연했다.
검찰수사를 받고 있지만, 외려 두달여간 대한민국을 뒤흔든 초대형 사건을 거치면서 '맷집'이 세졌다는 분석도 있다.
호(好)든 불호(不好)든 존재감이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에 총선 국면에서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이 나온다. 조 전 장관이 이낙연 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이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3위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최근 나왔다.
조 전 장관이 정치적 승부수를 걸기 위한 수도권 출마나 서울대 법대 동문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서 맞붙는 시나리오까지 보도되고 있다.
다만 여당은 '조국 역할론'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검찰 수사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총선 출마를 거론하면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동작을 출마는)정말 말도 안된다"며 "당내서 그런 얘기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당에서 (조국 총선 출마) 관련 논의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조 전 장관의 거취에 대해선 "본인도 지금 여러가지로 복잡하지 않겠느냐"고 답을 대신했다.
민주당이 시점을 보면서 즉답을 피하는 이유는 총선 출마 등 조 전 장관의 정치 행보의 키를 결국 검찰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되고, 조 전 장관 본인에 대한 소환 등이 이뤄질 경우 후폭풍을 가늠하기 힘들다.
이와 관련해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검찰 수사 여부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며 "정경심 교수 등 가족들의 건강이나 그러한 상태가 잘 극복된다고 하면 (조 전 장관은) 국민 심판을 직접 받겠다고 나서리라고 예상한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