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박기범 기자 = 전통적 보수텃밭인 PK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여론이 높은 가운데, 정당 지지율 1위 자리를 지키던 더불어민주당까지 자유한국당에 역전 당하는 모습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 이후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며 침체에 빠졌던 지역 보수층들이 결집하면서 민심이 급변하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PK지역 성인 156명(전국 1002명)을 대상으로 정당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당은 35%를 기록하며 지역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25%로 2위를 차지했고,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각각 6%를 기록했고, 무당층은 24%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한국당은 이번 조사에서 전주보다 지지율이 12%포인트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이 올랐다. 반면 민주당은 11%포인트 하락하며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같은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잘하고 있다' 37%, '잘못하고 있다' 57%를 각각 기록,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20%포인트나 높았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긍정평가는 8%포인트 떨어졌고, 부정평가는 10%포인트 올랐다.
리얼미터에서 한국당의 강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tbs 의뢰로 지난 7~8일 PK지역 만 19세 이상 유권자 204명(전국 1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발표한 10월 2주차 주중 집계에서 한국당은 44.8%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32.8%를 기록, 한국당에 12%포인트 뒤처지며 2위에 자리했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두고는 '잘못한다'는 63.2%, '잘한다'는 35.4%를 각각 기록하며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두 배가량 앞섰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올해 초부터 문 대통령에 대한 PK지역의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북한, 외교 등의 성과에 따라 긍정적 평가가 앞서는 결과도 있었지만,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논란 이후에는 부정평가가 계속해서 앞서는 모습이다.
정당 지지율의 경우 문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민주당이 한국당을 앞서는 결과가 많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최근 역전된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는 조국 장관 사태 이후 전통적 보수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3년간 지방권력을 독점해왔던 보수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이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며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부산에 거주하는 조 장관 동생 문제, 조 장관 자녀가 부산대 의전원에 다니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당을 중심으로 보수인사들이 '조국 퇴진 서명운동'에 돌입하며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고, 바른미래당의 하태경 의원 제안으로 '조국퇴진 부산시민운동'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구성돼 '보수통합' 기대감이 흘러나오는 등 지지층이 결집할 요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치권 인사는 "국정농단 이후 침체돼 있던 보수가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만큼 여론을 쉽게 가늠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3.1%p(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7%이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2019년 7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