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호 KBS 사회부장 사퇴.. "유시민, 조국∙정경심만 중요"

입력 2019.10.10 15:43수정 2019.10.10 15:44
유시민 '알릴레오' 방송서 제기된 의혹에 KBS 조사위 구성.. 일선 기자 반발
성재호 KBS 사회부장 사퇴.. "유시민, 조국∙정경심만 중요"
KBS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KBS가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 인터뷰 관련 조사위원회 구성 의사를 밝히자 일선 기자들이 반발에 나섰다.

성재호 KBS 사회부장은 10일 사내 게시판에 자신의 입장과 김 차장과의 인터뷰 전문을 게시한 뒤 보직 사퇴 의사를 전했다.

성 부장은 "지금은 많은 사실관계가 더 드러났지만 당시 조국 장관과 부인은 사모펀드 투자과정에서 운용사의 투자처와 투자 내용 등을 사전에 전혀 몰랐다고 계속 주장해왔다"라며 "인터뷰 과정에서 부인이 사전에 알았다는 정황 증언이 나왔다. 이 얘기보다 중요한 다른 맥락이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자산관리인의 피의사실 즉, '증거인멸' 혐의를 검찰에 물은 게 아니다. 자산관리인이 말한 장관 부인의 의혹을 검찰에 물은 것"이라며 "검찰에는 당시 우리 보도가 별반 새로울 게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8일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통해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인인 김 차장의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 차장은 방송을 통해 “나를 조사하던 검찰의 컴퓨터 모니터에 인터뷰 내용이 나와 있었다”라며 KBS와 검찰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유 이사장은 "공영방송 법조팀장이 이 중요한 검찰 증인을 인터뷰해놓고 기사는 안 내보고 그 내용을 검찰에 실시간 흘리는 게 이게 도대체 가능한 일인가 싶다"라며 KBS 측을 비판했다.

성 부장은 유 이사장과 관련해 "유 이사장은 스스로 '어용 지식인'을 자처했고 자신의 진영을 위해 싸우며 방송한다"라며 "시대정신을 담아내야 하는 저널리즘이라도 지켜야 할 원칙은 있다. 유 이사장에게는 오직 조 장관과 정 교수만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영 이익과 논리를 대변하는 언론이 시대정신을 구현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한 개인의 인생을 제물로 해선 안 된다.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며 시대정신을 앞세우면 그건 언제든 파시즘으로 돌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그는 "나는 이제 짐을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라며 보직 사퇴 의사를 전했다.


한편 KBS는 인터뷰 유출 의혹과 관련해 시청자위원회 위원과 언론학자 등 외부 위원을 포함한 조사위를 구성하겠다고 전했다. 조사위는 조국 장관과 검찰 관련 취재와 보도 과정에 대한 조사를 전방위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KBS는 최대한 이른 시일에 조사 결과를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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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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