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뉴스1) 강대한 기자 = “참 금슬이 좋은 부부였는데, 어쩌다가 그랬는지…”
2일 오후 경남 김해시 어방동의 한 빌라에서 만난 주민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7시57분쯤 112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처자식을 살해했다. 나도 죽으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급히 출동한 경찰은 빌라 3층의 출입문을 강제개방하고 거실에 누워있는 A씨(37)를 발견했다. 이미 흉기로 수차례 자신의 복부를 찔러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차가운 욕실 바닥에서는 부인(37)과 아들(5)·딸(4)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검안의를 통해 전날 오후쯤 부인은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아이들은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이날 오전 A씨가 자해를 하고 112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했다. 의식이 조금 남아 신고할 당시 “경제적인 이유로 아내와 다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유서는 따로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고 있다.
아침에 청소하러 나왔다가 경찰차를 봤다는 주민은 “이웃사람들이 볼 때는 그들 부부 사이가 좋았다. 아침에 애들 유치원 보낼 때 한 사람은 목마를 태우고 한 사람은 손을 잡고 나갔다”고 기억했다.
이어 “부부가 싸우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어제 밤에도 싸우는 소리는 못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주민인 할머니(75)는 “음식물 쓰레기도 제때 갖다버리는 등 아저씨가 참 착했다”면서 “애들하고 부인이 안보여서 외갓집에 보내고, 아저씨 혼자 그런 줄 알았는데…”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그러면서 “근처에 외갓집이 있어 외할머니가 자주 찾아 애들을 보곤 했다”며 “A씨가 장사를 시작한지 1년반 정도 된 것 같은데, 손님도 좀 있었다.
할머니는 “뭐 때문에 그랬는지…, 자식 같아 보였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씨가 수술을 마치고 의식을 되찾는대로 자세한 사건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