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앞둔 정경심 "모욕감·피눈물"... 검찰 "통상 절차"

입력 2019.09.25 17:20수정 2019.09.25 17:24
양측 신경전도 첨예화
소환앞둔 정경심 "모욕감·피눈물"... 검찰 "통상 절차"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가족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의혹을 받는 조국 법무부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 소환조사를 앞두고 검찰과 정 교수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검찰의 조 장관 일가 수사에 대한 국민여론이 양분돼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정 교수가 자녀를 상대로 한 검찰 조사를 비판하는 듯한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자 검찰도 반박에 나섰다.

25일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이튿날인 지난 24일 전국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인식 여론조사를 한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49.1%는 '과도하다'고, 42.7%는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과도하다는 응답이 6.4%P 많았지만 그 차이는 오차범위(±4.4%P) 내였다. 이번 조사 응답률은 6.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이밖의 자세한 사항은 오마이뉴스 홈페이지 참조).

지난달 27일부터 검찰이 한 달 가까이 고강도 수사를 벌이며 조 장관 일가 관련 의혹이 연일 보도되는데도 여론이 일방적으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 교수 소환조사를 앞두고 양측 신경전도 첨예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에서 고강도 조사를 받은 아들의 '자존감'이 무너졌고, 딸은 '모욕감'을 느꼈다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지난 22일 조 장관 딸을 2번째로 소환해 조사한데 이어 지난 24일엔 아들을 처음 불러 16시간여 조사했다.

정 교수는 "오늘 처음 느낀 게 제가 참 '나쁜' 놈으로 살았다는 거예요. 조서를 읽어 보면 저는 그런 놈이 돼있네요"란 아들 말을 인용하며 "가슴에 피눈물이 난다"고 토로했다.

딸에 대해선 "밤새 울다가 눈이 퉁퉁 부어 2차 소환에 임한 딸애는 또 눈이 퉁퉁 부어 밤늦게 돌아왔다"며 "조사받으며 부산대 성적, 유급 운운하는 부분에서 모욕감과 서글픔에 눈물이 터져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고 적었다.

또 "어제가 딸아이 생일이었는데 아들이 소환되는 바람에 전 가족이 둘러앉아 밥 한 끼를 못 먹었다"며 자신의 처지를 "덫에 걸린 쥐새끼"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같은 정 교수 글에 일각에서 수사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조사 과정에서의 그분들의 개인적 감정에 대해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 "다만 조사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팀이 최대한 노력했다"고 밝혔다.

장시간 조사에 관해서도 "통상의 절차에 따라 이뤄졌고 그 시간엔 조사, 중간중간 휴식, 식사, 조서 열람, 수정 등이 다 포함됐다"며 "수사검사와 변호인, 조사받는 분이 협의해 적정한 (휴식)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는 소환장면을 공개해 조 장관 자녀 비공개 소환에 '특혜' 등 비난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것까지 충분히 고려해 고민해서 직계비속은 비공개 소환 방식을 결정했다"고 했다. 검찰이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통상적이지 않은 비공개 소환을 했음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검찰과 정 교수 측은 재판 시작 전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놓고도 공방전을 벌인 바 있다.

자녀 입시를 위해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 측이 내달 18일 열리는 첫 재판(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방어권 보장을 위해 수사기록을 달라고 요청하자, 검찰은 관련 혐의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 어렵다고 거부했다.

형사소송법상 검사는 증거인멸 염려가 있거나 관련 사건 수사에 지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열람·등사와 서면 교부를 거부하거나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