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벤다졸' 말기 암 치료 영상.. 무슨 내용이길래 <건강>

입력 2019.09.24 13:32수정 2019.09.24 13:35
식약처 "복용 금지".. 대한약사회, 대한수의사회도 주의당부 
'펜벤다졸' 말기 암 치료 영상.. 무슨 내용이길래 <건강>
[사진=픽사베이]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최근 강아지 구충제 '펜벤다졸'이 사람 말기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SNS, 일부 언론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동물병원에 펜벤다졸을 구입하려는 문의·시도 등이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에 강아지 구충제를 먹고 말기 암을 완치했다는 사연이 소개되면서부터다.

지난 4일 한 유튜브에는 2016년 말 소세포폐암 진단을 받고 이듬해 1월 암세포가 전신에 퍼져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미국의 한 60대 남성이 펜벤다졸을 복용하고 3개월 뒤 암세포가 깨끗이 사라졌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10분 분량의 영상은 빠르게 퍼졌고, 24일 오후 1시 현재 185만회 이상 재생됐다.

암 치료법을 간절히 찾는 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이 주장은 쉽게 외면할 수 없는 소식이었다.

실제 일부 암 환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심정으로 먹어볼까 한다" "그래도 함부로 먹어서는 안될 것 같다"는 등 기대와 불안감이 섞인 댓글이 달리고 있다.

그러나 '펜벤다졸'은 인체를 대상으로 효능·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물질로, 사람에게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 유튜브 영상 속에서 다룬 논문은 인체가 아닌 세포 대상의 실험 연구다.

항암제와 같은 의약품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돼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까지 환자 대상의 연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라면서 "항암제로 허가를 받지 않은 펜벤다졸을 절대로 복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약사회 역시 "영상에서 언급된 펜벤다졸의 항암효과와 관련된 연구는 세포 또는 쥐를 대상으로 하는 동물실험이 대부분"이라며 "말기 암 환자와 관련된 사례 역시 펜벤다졸만 복용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대한수의사회는 동물진료 없이 동물용의약품을 판매하지 않도록 동물병원에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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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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