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 ‘전상’(戰傷)이 아닌 ‘공상’(公傷) 판정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보훈처에 따르면 하 중사는 지난달 7일 열린 보훈심사위원회에서 공상 판정을 받았다. 하 중사는 이에 지난 4일 이의제기를 신청했다.
전상 판정은 반란을 진압하기 위한 행위,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 수행 중 입은 상이를 의미한다. 반면공상 판정은 교육·훈련 또는 그 밖의 공무, 국가 수호 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보호하기 위한 직무 수행 과정에서 입은 상이를 의미한다.
전상과 공상은 월 5-6만원 정도의 금전적 보상 외에는 별 다른 차이가 없으나 군인으로서 공상보다 전상을 명예롭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앞서 하 중사는 지난 2015년 8월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작전을 펼치다 북한군이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를 밟아 양쪽 다리를 잃었다. 이후 하 중사는 국군의무사령부 소속으로 근무하다 장애인 조정 선수로 전향할 의사를 밝히며 지난 1월 전역했다.
통상적으로 군에서 발생한 지뢰사고의 경우 보훈처는 공상 판정을 내려왔다. 이번 하 중사에 대한 판정 역시 국가유공자법의 관련 조항에서 전상으로 판단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과거 천안함 사건 생존 장병들이 전상 판정을 받은 전례가 있는 만큼 규정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지 않냐며 보훈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하 중사의 부상이 전상이 아니라면, 하 중사의 두 다리를 빼앗아간 목함지뢰는 북한군이 설치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라며 “국군의 명예를 짓밟고 북한 도발의 진실마저 왜곡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소속 정무위원들 역시 "국가를 위한 헌신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더니 적이 설치한 위험물에 두 다리를 빼앗긴 젊은 청년을 두 번 죽이는 것인가"라며 "오늘도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우리 젊은 장병들을 대신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훈처가 정권의 이념과 정치적 성향에 휘둘려 대한민국의 기본 가치를 정면으로 위협하는 기관으로 전락한 것에 대해 보훈처장은 고개 숙여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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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