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뉴스1) 고재교 기자 = 민원전화를 받은 공무원이 담당 공무원에게 전화를 넘겨주는 과정에서 민원인에게 욕설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강원 양양군청 건설교통과 공무원 A씨는 지난달 2일 담당자에게 전화를 바꿔주면서 "어제 온 xx년이 아침부터 횡설수설한다"고 욕설했다.
이 욕설은 전화 너머로 민원인에게 그대로 들렸다.
A씨는 순간 앞이 멍했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욕설을 들으니 억울하고 황당했다. 당시 전화를 연결한 담당자에게 B씨가 누구인지 물었고, 사과를 요구했지만 말해줄 수 없다는 답과 함께 사과를 받을 수 없었다.
며칠이 지나도 화가 가라앉지 않자 A씨는 지난 4일 다시 군청에 연락해 사과를 요구했고 다음날인 5일 B씨로부터 사과를 받았다.
A씨는 “양양군의 보복행정에 억울해 있는데 3자가 전화를 바꾸면서 욕설까지 하니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며 “그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생긴다”고 호소했다.
A씨와 B씨는 직접 본 적이 없는 사이였다. B씨는 A씨가 행정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B씨는 “정확하게는 생각이 안 나지만 격하게 표현한 건 생각이 난다. 표현이 셌던 것뿐이지 다른 이유는 없었다”며 “사과받기를 원한다는 연락을 받고 잘못한 게 맞으니까 사과드렸다”고 했다.
담당계장 C씨는 “정말 불쾌했다면 바로 얘기를 했을 텐데 며칠 지나고 사과를 요구했다”며 “행정에 대한 일이 안풀리니깐 다시 얘기하는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A씨는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그 상황이 떠오르면 식은땀이 나고 우울해 견딜 수 없다. 민원문제가 해결되면 상담치료를 받겠다”며 “가재는 게 편이 아니라 공정과 규칙, 법규 안에서 민원인에게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씨는 통화 전날 양양군과 지적도상 토지문제로 민원을 제기하러 군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