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전원 기자,허단비 기자 =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부부가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은 사고와 관련해 아파트 주민들이 함께 구조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오전 4시21분쯤 광주 광산구 송정동의 한 아파트 5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A씨(54)가 추락해 숨졌고, 부인 B씨(51)가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집에는 부부와 함께 자녀 2명, 자녀 친구 등 모두 5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함께 집에 있던 자녀와 자녀 친구도 화상과 골절을 당하는 등 4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주민 11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주민 수십명은 화재를 피해 아파트 밖으로 대피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양모씨(46)는 아파트에 베란다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불이 난 곳 바로 아래층으로 뛰어들었다.
양씨는 4층 집으로 들어가 창문에 몸을 걸친채 손을 뻗어 5층 창문에 매달린 A씨 부부의 딸 C씨(22)를 극적으로 구조했다,
양씨는 C씨의 다리를 잡고 4층 창문 쪽으로 끌어당겨 추락 직전 극적으로 C씨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2명이 매달려있길래 1명이라도 살릴 수 있겠단 생각에 무작정 뛰어갔다"며 "다행히 따님이 보일러 연통에 발을 걸치고 버티고 계셔서 제가 끌어당겨 구조를 도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씨(45) 등 다른 주민들도 A씨의 추락에 대비해 완충작용을 할 수 있도록 쓰레기 봉투를 화단에 옮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가 떨어져 숨진 것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구조에 동참한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김씨는 "맞은 편에 살고 있는데 살려주라는 비명소리에 잠을 깼다. 밖을 내다보니 사람들이 창문에 매달려 있었다"며 "사람이 아래로 떨어질 것 같으니 주민들이 새벽에 뛰쳐나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쓰레기 봉투를 화단 아래에 옮기기 시작했다"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는 "쓰레기봉투 위로 떨어졌으면 좋았을텐데… 명절날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