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사건팀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법무부 신임 장관 등 6명의 장관 및 장관급 공직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데 대해 시민들은 "본인 범죄 혐의가 없으니 장관 업무를 우선 잘하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임명이) 갑작스럽고, 국민 분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상존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서모씨(52)는 "한동안 (장관 임명이) 되니마니를 두고 시끄러웠는데 잘됐다"면서 입을 열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비사법고시' 출신 법무부장관의 개혁에 대해 공감했다는 서씨는 "향후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비판이 거세겠지만 업무 수행에 전념해서 국민에게 보답해줄 것"을 당부했다.
광화문 앞에서 만난 김정민씨(41)는 정치·사법 난국 속 의지를 세워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휘둘리지 않고 임명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8월9일 지명 이후 한 달여 동안 언론과 정치권의 전례없는 공세에도 꿋꿋하게 버티면서 단단해진 조 장관이 검찰 개혁에서 힘을 더할 것이란 기대다. 김씨는 "가족의 과오는 사과하고 넘어가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조 장관 자녀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와 동양대 표창장을 위시한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비리 의혹,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문서 위조 혐의 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임명해 "불통 정부의 민심 배반 임명"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정모씨(36)는 "정권이 흔들릴 정도까지 공세를 받으면서 (조 장관을) 지키려고 했던 이유가 궁금하고, 상처뿐인 임명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손대는 것이 정치적 해석을 배제하면 오히려 공정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위법이 입증되면 조 장관 스스로 내려오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만난 김모씨(54)도 "비리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임명될 경우, 법무부 장관의 가족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집안을 안정시킨 후에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한다'는 대학 구절)처럼 "가족 관리도 못하는 사람이 어찌 개혁하겠느냐"는 비판이다. 그는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찬성이 높지 않은데…국민을 무시한 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검증 기간 동안 딸 의혹이 가장 많이 불거진 만큼 20대 사이에서는 부정적 기류가 여전했다
김민혁씨(28)는 "청년들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사태에) 책임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비검찰 출신이라 개혁 적임자라고 하던데 다른 비검찰 출신의 개혁 적임자도 많다. 꼭 조국이 할 필요가 있었을까…"라며 말을 줄였다.
백석예대 3학년인 정모씨(24)는 "조국 교수의 임명 자체를 비판하지는 않으나 향후 부인이나 자녀와 관련한 범죄가 확인될 경우 본인도 책임을 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9일) 오후 2시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조 장관을 비롯한 6명의 장관 및 장관급 공직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임명식 이후 대국민 메시지 발표를 통해 "인사청문회까지 마쳐 절차적 요건을 모두 갖춘 상태에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면서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임명 강행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