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혜택을 받은 일부 선수들의 형평성 논란으로 문제가 제기된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제도가 앞으로도 현행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9일 국방부와 병무청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병역특례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는 이달 말 개선책 발표를 목표로 막바지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병역특례 TF는 지난해 10월 1년의 활동기간을 전제로 국방부와 병무청, 문화체육관광부로 구성됐고 이후 외부 전문가 용역, 공청회, 여론조사 등 혁신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활동해왔다.
TF의 단장은 김태화 병무청 차장이 맡았으며 병무청의 사회복무국장·사회복무정책과장·규제개혁법무담당관·현역입영과장,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연전통예술과장·체육정책과장·대중문화산업과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TF는 막바지 협의에 이르기까지 제도 개선의 큰 틀에 대해선 정리를 마쳤는데 예술·체육요원 특례제도는 큰 틀에서 변동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Δ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 Δ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 Δ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 Δ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등은 공익근무 요원으로 편입돼 자신의 특기 분야에서 계혹 활동할 수 있다.
이 중 운동선수에 대한 병역특례는 1973년 병역특례법이 제정되면서 시작됐는데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등 일부 종목의 경우 상대팀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아 '어린아이 손목을 비틀어 사실상 병역면제 혜택을 받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일부 선수는 제도를 이용해 병역 문제를 미뤄오다가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로 발탁돼 병역 혜택을 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아예 제도 자체를 없애자는 여론도 일부 있었다.
또한 축구 국가대표 출신 장현수(알 힐랄) 선수가 병역특례 봉사활동 서류 조작으로 국가대표 선수 자격 영구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받게 되자 제도 폐지에 대한 여론은 더욱 높아져 갔다.
운동선수들의 병역 특례 제도를 '슬림화'하자는 요구와는 반대로 형평성을 이유로 예술분야의 병역 특례를 순수예술 외에 대중예술에도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상당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7인조 남자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염두에 둔 얘기다.
아울러 지난 6월에는 한국 남자 축구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오른 U-20(20세 이하) 축구 대표팀에게도 병역 혜택을 줘야 한다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TF는 예술·체육요원은 1년에 30∼40명 정도로 인원이 많지 않다며, 국위 선양 차원에서 지금의 병역 특례를 유지하는 게 좋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역특례를 확대하는 방안은 사실상 검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대로라면 해외에서의 큰 인기로 한국 대중문화의 위상 제고에 엄청난 역할을 한 BTS나 U-20 월드컵 7경기 2골 4도움으로 맹활약하며 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동시에 아시아 최초로 최우수 선수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받은 이강인은 병역특례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다만 TF는 병역특례제도를 편법으로 이용해 부당하게 혜택을 받는 자들을 감시하고 특례요원들의 관리를 강화하는 등 보완책 마련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실시한 병역특례요원 봉사활동 실태조사에서 '시간 부풀리기', '이동시간 착오', '허위 봉사활동 실적제출' 등 위반사례가 다수 적발됐기 때문이다.
한편 TF는 연간 2500명 규모인 이공계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큰 폭의 축소가 논의됐다가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일부만 줄이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