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박주평 기자 = 한국씨티은행이 이달 초 3종 정기예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예치기간과 상관없이 연 1.00%로 인하했다. 다음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유력한 상황이어서 연 0%대 1년만기 정기예금 상품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일제히 수신금리를 낮춘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일부터 정기예금 상품 3종의 기본금리를 20~30bp(1bp=0.01%p) 인하했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 정기예금 상품은 예치기간(1개월~36개월)에 따른 차등 없이 모두 연 1.00% 금리를 적용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지난 2일부터 고시금리를 연 1.0%로 조정했지만 비대면 신규 시 조건 없이 연 1.1%, 비대면으로 1000만원 이상 신규 시 연 1.65%를 제공하고 있다"며 "3000만원 이상 신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3개월 만기 연 1.7%를 제공하는 '즐겨찾기 이벤트'도 시행 중"이라고 했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일반 정기예금 상품 금리도 연 1.10%다. 광주은행의 '플러스다모아예금'(1.13%)과 일반 정기예금(1.10%) 등도 연 1.00%에 근접한 수준이다. 일정 기간(1개월~3개월)마다 금리가 변동하는 광주은행 '플러스회전정기예금'은 이미 최고금리가 연 0.74%로 떨어졌다. 다만 이들 은행에는 비대면 전용상품 등 더 높은 금리를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는 대체상품이 있다.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내리는 것은 기본적으로 시장금리 하락에 기인한다.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대출금리가 하락하면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수신 영역에서 비용을 절감하고자 금리를 내린다. 시중은행은 한은금통위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30bp가량 내렸다.
은행이 월별 신규취급한 정기예금(1년) 금리는 지난 3월 2.05% 이후 계속 하락했다.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진 7월 금리(1.81%)는 6월(1.90%)보다 9bp 떨어졌다.
특히 다음 달 1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1.50%→1.25%)가 전망되면서 조만간 0%대 정기예금 상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관측된다. 씨티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정기예금 금리를 낮추면 인하 폭과 상관없이 0%대에 진입한다.
씨티은행 외 일부 은행도 이미 시장 금리 하락에 발맞춰 지난 7월 금리를 인하한 수신상품의 금리를 추가로 인하했다. 지난 7월19일과 30일 수신상품의 기본금리를 내린 IBK기업은행은 지난 2일부터 일부 상품의 기본금리를 또 내렸다. 금리를 인하한 상품은 IBK평생한가족통장 실세금리정기예금·중소기업금융채권(복리채)이다. 이 상품(12개월) 금리는 지난 7월18일 연 1.80%에서 1.55%로 인하된 데 이어 2일에는 연 1.55%에서 1.40%로 내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금리를 내린 상품은 기존에 금리를 많이 줬던 주력상품"이라며 "최근 시장금리가 계속 내리면서 적정 이익이 나지 않아 추가로 인하했다, 다른 상품은 인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7월에 기본금리를 인하한 일부 상품에 대해 이번에는 우대금리를 인하한다. '하나머니세상정기예·적금'은 다음 달 1일, '제휴적금'과 '하나 더적금'은 다음 달 2일부터 변경된 특약을 적용한다. 은행이 수시로 조정할 수 있는 기본금리와 달리 우대금리는 특약에 규정된 내용이라 한 달 전에 변경을 예고해야 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7월29일 하나머니세상 정기예·적금(12개월) 기본금리를 각각 연 1.55%, 1.45%에서 30bp 인하했다. 다음 달 1일부터는 해당 상품의 우대금리(0.8%, 1.6%)를 50bp 낮춘다. 이에 최고금리도 기존 2.15%에서 1.65%로 떨어진다.
토스 등 제휴처를 통해 판매 중인 '제휴적금'도 우대금리를 연 2.25%에서 1.7%로 55bp 낮춘다. 최고금리도 연 3.30%에서 2.75%로 하락할 전망이다. 수시로 판매하는 상품 '하나 더적금'(현재는 판매 중단)은 우대금리를 연 2.25%에서 1.45%로 대폭(80bp) 낮췄다.